한수희 개인전 30일까지 대전 이공갤러리

한수희 作-44 479    Acrylic on canvas    91.0 x 91.0cm     2017년도
한수희 作-44 479 Acrylic on canvas 91.0 x 91.0cm 2017년도
`점`에 천착해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 한수희(44)가 일곱 번째 개인전을 연다.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한 작가는 `점, 선, 면`이란 주제로 이공갤러리에서 24일부터 30일까지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개인전을 연다.

그의 이번 전시는 `점을 찍어 선을 남기고 면으로 느낀다`라는 의미로 점에서 비롯돼 읽히는 선과 전체적 감상을 할 수 있는 캔버스를 하나의 스토리로 엮었다.

한 작가는 "크고 작은 점을 찍고 난 후 점과 점 사이사이를 연결해보면 마치 선을 그은 것처럼 느껴진다"며 "작업은 점만 그리는데 전체 캔버스를 보면 선이 나타나고, 관람객들은 전체적 색감과 분위기로 감상하기 때문에 `면`의 존재 역시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가 점을 작품의 소재로 한 이유는 딱히 없다. 미술대학에 다니면서 여러 기법을 연습하던 중, 유독 `점`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성실성`이었다.

창작의 촉매도 중요하지만 과정의 정직도 그에겐 중요했다.

"점은 계속 찍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기법에 비해 가장 성실하게 작업해야 했어요. 그러면서도 점은 모든 것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인 원리이고, 그래서 무한한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의 말대로 점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역설적으로 복잡하고 무한한 가치를 만들어준다.

그는 캔버스에 형상을 담지 않는다. 느낌만 전달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추상에 가깝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점은 `추상적 감정(감성) 상태`, 그리고 `영(靈)의 지점`이다.

한 작가의 점의 코드로 구성된 작품은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보기 위함이라는 의미를 생각한다. 또 작가의 태도도 중요할 것이다. 가치의 문제를 생각해보면 실험적 태도, 미학적 도전, 사회적 문제 제시도 중요하지만 이를 실행해 나가는 도덕적 태도가 중요하다.

그는 "나의 작품 제작 태도는 회화적 말하기를 위한 여정"이라며 "작가들의 다양한 말하기 형식은 색, 흔적, 얼룩의 잉여된 상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인데 점은 정직한 사유를 하게 하고 다양한 이견을 서로 수용해 다양한 화두의 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자연에서 촉발된 점, 선, 면의 작업은 생경함에 빠지는 잉여의 결과물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완성돼 드러난 작품을 보는 이들은 그에게 작가의 작품 의도를 묻곤 한다. 그는 "제작 의도보다는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고 다양한 답이 없는 생각으로 서로 다른 공유가 필요하다"며 "관람객이 느끼는 그대로가 점, 선, 면 전시의 기획 의도"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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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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