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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볼거리가 있는 도시

2017-08-22 기사
편집 2017-08-22 16: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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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년 사이 3배나 늘었다고 한다. 국제 관광기구의 발표에 의하면 2007년 645만 명이던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1724만 명으로 성장했으며, 순위로는 세계 20위라고 한다. 매년 전 세계 132개 도시를 대상으로 관광도시 순위를 조사하는 모 글로벌 카드업체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도 서울은 2015년 외국 관광객 1035만 명 방문으로 9위, 2016년에는 1550만 명 방문으로 세계 4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대해서 느끼는 매력은 대체로 비슷해서 첫째, 면세점 쇼핑이 편리하고, 둘째, 치안이 우수하여 안전하며, 셋째, 밤늦게까지 놀고 즐길 수 있으며, 넷째, 대중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을 꼽는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여 당연하게 느껴지는 도시의 편리한 서비스와 인프라가 외국인들에게는 큰 호감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기념비적인 건축물이나 아름다운 도시환경과 같은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구경거리를 매력요소로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아직은 미약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볼거리가 없다고 한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거대한 유물이나 파리의 에펠탑과 같이 눈에 띄는 랜드마크가 우리에게는 없다. 그러나 내세울 만한 볼거리가 없다는 아쉬움보다, 우리 도시가 오랜 시간 가지고 있었던 지역 고유의 빛깔을 가진 장소들을 상실했다는 아픔이 더욱 크다.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오랜 역사의 흔적들이 사라졌고 경제적 효율성을 우선시한 결과로 획일화된 건물과 거리, 개성 없고 볼품 없는 도시들이 만들어졌다. 지방의 도시들은 대부분 수도권과 비슷하게 개발되어 지역 특색이 있는 도시디자인이나 정취를 가지고 있는 곳은 찾기 어렵다.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도시의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거대한 경제력이 뒷받침만 된다면 저명 디자이너가 설계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와 같은 화제 풍성한 건축물이나 구조물을 언제라도 만들어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의 흔적이 사라진 도시에 고유의 이야깃거리를 살려내어 지역 특색을 담은 잔잔한 볼거리로 만들어내는 일은 난이도가 높은 어려운 작업이다. 도시는 거대한 랜드마크와 조형물에 의한 매력뿐만 아니라 곳곳의 작은 공간까지도 지역문화가 담뿍 담겨진 생활공간으로 세심하게 디자인되어졌을 때 그 가치가 높아진다.

최근 우리 한국인들에게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골목길 탐방 서울 기행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잘 정비된 북촌 한옥마을보다 그 주변의 작은 골목길들이 관광객들에게 환영받는 것은 소소한 이야깃거리와 함께 시간의 흐름이 빚어 낸 투박한 풍치를 재현한 골목길 그 자체가 한국다움이 느껴지는 볼거리이기 때문이다. 골목길의 '부활'은 과거와 현재의 삶을 잇는 장소성의 재현으로 작은 생활공간을 훌륭한 볼거리로 만들은 좋은 사례로 들 수 있다. 국내외에서 도시정체성을 표출한 디자인 정책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도시들 대부분이 역사와 문화를 잘 보존하면서 새로운 의미와 기능을 담는 그 도시만의 장소성을 만드는 방법으로 볼거리 만들기에 성공하고 있다.

대전은 깨끗하고 정돈된 도시환경과 수려하고 안전한 자연환경, 과거·현재·미래의 역사적 특성이 고루 존재하는 인문환경과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 등 '삶의 질 최고의 도시'로서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반면 '뭔가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심심한 도시'로 폄하되고 있으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시는 관광산업 진흥과 문화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일부 탐방 프로그램은 뜨거운 호응도 얻고 있다. '볼거리가 풍부한 관광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마련과 함께 세심한 노력과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전은 삶의 질 최고의 '머물기 좋은 도시'가 되어야 하며, 관광객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풍요로운 볼거리로 '구경하기 좋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진숙 충남대 공과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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