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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옛날의 중국이 아니다

2017-08-22기사 편집 2017-08-22 15: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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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이용해 중국에 다녀왔다. 연변조선족 자치주 연길에서 장춘, 심양을 거쳐 대련 그리고 북경까지 대략 2000여㎞의 긴 여정이었다. 고속철도의 속도는 시속 300㎞가 넘었고, 정시 운행해 편리했다. 기차역의 건물과 시설을 보면 꼭 출국하는 기분이다. 신분증(외국인은 여권)이 꼭 필요하고 짐 검사, 몸 검사까지 받아야 탈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한 줄에 의자 5개가 배치된 차 안은 쾌쾌한 냄새가 났지만 전광판에 운행속도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어 눈길이 갔다. 지금 중국에 깔린 고속철도는 2만여 ㎞이고, 2025년까지는 3만 8000 ㎞가 된다. 중국은 '4종 4횡 전략'에 따라 국토 전역에 고속철도망을 깔고 인구 50만의 도시는 일반철도로 연결할 계획을 갖고 있다.

대련, 장춘 등 대도시의 도로는 늘어나는 자동차 수요에 맞게 정비돼 있었다. 그리고 가로수와 녹지, 공원도 훌륭하게 꾸며져 시민들이 모여서 운동과 휴식하고 있었다. 십 수 년 전 서울에 온 중국의 한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서울에 오면 가장 부러운 것은 깨끗한 공기와 함께 잘 가꿔진 가로수"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떠오른다. 방문한 도시에서 들어가 본 건물 내부 시설들의 마감재와 화장실 등은 수년 전보다 훨씬 세련된 모습이었다.

북경에 가보니 벌써 15개 노선의 지하철이 동서남북으로 얽혀져 승용차보다 시간이 단축됐다. 수도 공항에서 시내 중심부까지 타 봤는데 모두들 스마트폰을 보며 구매를 하는지 결제를 하는지 모두 심각한 모습들이다. 시끄럽지 않아 좋았다. 23년 전 필자가 북경에 살 때 호기심에 북경의 지하철을 타 본 추억이 있다. 그 때는 방공호 같이 땅속 깊게 파여진 1,2호선만 있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최대 확산국은 중국이다. 우버도 중국에선 디디추싱(기업가치 500억 달러로 스타트업 1위)에 물러났다. 북경의 지하철역 출구 앞에는 회사별로 다른 색깔을 한 공유 자전거들이 빼곡하다. 자전거 뒤 QR코드에 스마트폰을 대면 1위안(약 170원)이 결제되고 자물쇠가 열리며, 목적지에 세워 놓으면 된다. 지금은 우산이나 농구공 등 다른 것으로 늘어나고 있다. 소유가 아닌 공산주의의 경제 개념에 맞는 모양이다. 미국은 남는 물건을 공유하지만 중국은 기업이 구비해 놓고 공유하는 형태이다. 이제 중국의 공유경제 기업들이 일본 등 외국으로 진출한다고 한다.

중국에는 연 500만명 이상의 '마윈키드', 즉 창업자들이 나온다. 5-10년 후 마윈과 같은 인물이 몇 명 나올지, 네트워크 시대의 승자는 기술이 아닌 가입자이고 하드웨어가 아닌 플랫폼이다. 시가 총액에서도 알리바바가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마윈은 트럼프를 만나 미국에 한 푼도 투자 하지 않고도 트럼프를 웃게 만들었다. 알리바바는 4억 5000 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가진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미국의 농산물을 팔아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던 것이다.

중국에서 한국 기업의 추락은 심각한 수준이다. 시장 점유 10%대였던 자동차와 23%로 1위이던 스마트폰이 각각 5%대로 같이 내려갔다. 사드보복 영향만이 아닌 중국의 변화에 대응을 잘 못한 것일 것이다. 인터넷, 모바일이 확산돼 배추 한포기, 수박 한통까지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디지털 경제의 위력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닐까. 북경에서 19년째 안경 유통업을 하고 있는 박제영 사장은 "판매에서 모바일 결제 비중이 60%에 이른다. 한국도 각종 규제를 풀고 인증확인은 간편하게 그리고 수수료도 0.1% 정도로 하면 활성화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알리바바의 마윈은 점원 없이 AI가 관리하는 편의점을 오픈했고, 자판기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광치그룹의 류궈펑은 열기구형 비행체를 2만㎞ 상공에 띄워 올려 우주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변화는 인터넷이 아니라 드론과 우주 등 다른 곳에서 일어 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사업은 꽌시(관계)만으로는 안 된다. 샤오미의 CEO 레이쥔 회장은 "지금은 세계가 중국을 따라 할 때"라고 말했다. 중국의 혁신과 변화를 제대로 읽으며, 전문가를 양성하여 지방의 성·시를 공략해 나가자. 김현중 건양대 국제협력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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