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TV뉴스에 나온 아비투스 재능봉사단 학생들
아사히TV뉴스에 나온 아비투스 재능봉사단 학생들
coverstory 아비투스재능봉사단 `에듀볼런투어`

`시즈오카현 후지노쿠니 친선대사 홍만표 지역정책박사와 함께 하는 한·일 청소년의 만남. 미래를 말하다.`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이 한국과 일본의 우호 증진과 민간·공공외교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학생들은 (사)한국미디어교육진흥원 아비투스재능봉사단 대전·충남·세종지부 소속으로 지난 8월 7일부터 11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시즈오카현 일원에서 민간외교 및 학생교류 활동을 펼쳤다.

학생들이 일본 시즈오카현을 찾은 주요 목적은 `에듀볼런투어(Eduvoluntour)`다. 아비투스재능봉사단이 만든 신조어인 `에듀볼런투어`는 Education, volunteer, tour의 합성어다. 국내외 투어 속에서 꿈과 끼를 찾고, 교육과 봉사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다.

◇재능봉사, 꿈을 찾는 길

실제로 학생들은 4박 5일 동안 시즈오카현 곳곳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꿈과 끼를 찾아 냈다. `혼다 모노즈쿠리 전승관`에서 일본의 오늘을 일궈낸 기업가 혼다 소이치로(本田 宗一郞)의 정신인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를 배우고, 슈젠지 일본 전통의상 체험과 홈스테이를 통해 일본의 생활과 문화를 접했다. 또 세이켄지와 호타이지에서는 조선과 일본의 대규모 정치·문화 교류인 `조선통신사`의 역할과 의미를 되새겼다.

특히 시즈오카 현지에서 실시한 3번의 세미나는 학생들의 세계관을 크게 넓혔다. 시즈오카 후지노쿠니 친선대사인 홍만표 지역정책박사와 함께 `한·일 민간교류와 학생들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독도문제나 일본군 성노예사건, 역사교과서 왜곡 등으로 꽉 막힌 한국과 일본의 외교관계가 학생들의 교류를 통해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 시즈오카현청을 방문해 요시바야시 아키히토 부지사를 접견하고, `한일 우호 증진을 위한 학생교류와 공공외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아사히TV와 시즈오카신문 등에서 일제히 보도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재일본 대한민국민단 시즈오카본부 강재경 대표와 김광민 고문과 함께 한 `한민족 네트워크를 활용한 한일 관계 개선 및 동북아 평화 번영을 위한 청소년 통일세미나`는 한국에서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던 일본 재일동포 사회를 엿보는 계기가 됐다.

◇스스로 기획하고, 배운다

학생들은 스스로 해외 재능봉사 지역을 정하고, 일정을 짜고, 세미나를 계획했다. 학생들이 시즈오카현에 주목한 것도 `조선통신사`라는 의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정구범 학생(유성중3)은 "임진왜란 이후 조선과 왜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두 나라의 관계를 개선한 것이 조선통신사였다"며 "시즈오카현에는 세이켄지(淸見寺)와 호타이지(寶泰寺) 등 조선통신사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우리 봉사단이 일본 시즈오카현을 택한 것은 이런 역사적 이유 때문이고, 평소 외교관이 꿈이어서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공공외교`에 작은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는 시즈오카현 요시바야시 부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봉사단 학생 대표인 정준혁 학생(대전 대성고1)은 "아비투스재능봉사단의 이번 방문은 국가 간 현안은 현안대로, 그 밑으로는 민간이나 학생 간의 교류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서 이루어 졌다"며 "개인적으로 건축학도가 꿈이어서 일본의 우수한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해 많이 배워갈 생각이다. 이번 학생교류가 한·일 양국의 우호와 미래 발전에 의미있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몇 몇 학생들은 자신이 속한 지자체의 국제행사 홍보에도 열을 올리며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최혜지 학생(아름중2)은 "올해 하반기 충남지역에서 열리는 2017금산세계인삼엑스포와 제63회 백제문화제에 시즈오카 주민들이 많이 와 주었으면 좋겠다"며 직접 만든 홍보물 초청장을 전달했고, 정구홍 학생(유성중2)도 "시즈오카현이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도시국가연합과 세계과학도시연합행사를 많은 주민들에게 알리고, 방문할 수 있도록 홍보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짧지만 긴 여운

아비투스재능봉사단 학생들은 숙제가 생겼다. 이번 에듀볼런투어에서 경험한 테마들의 무게 탓이다.

임서윤(둔산여고1), 장윤정 학생(용산고1)은 "민단 시즈오카본부와 가진 세미나에서 민단이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재일동포 역사를 한국 역사교과서에 싣는 작업을 추진한다고 들었다"며 "1959년 조총련 소속 재일동포들의 북한 송환을 막는 인권운동과 재일동포 기업인들의 구로공단 투자, 런던올림픽(1948년) 출전 비용 지원, IMF외환위기 때 성금 900억 엔 지원 등 우리 세대가 잘 몰랐던 재일동포의 삶과 민단의 역할이 역사교과서에 수록될 수 있도록 SNS 등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유경, 구가은 학생(아름중 1)은 "이번 학생교류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해를 거듭할 수록 더 많은 학생이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교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봉사단의 제일 막내인 권민서 학생(대전 삼육초4)은 "형, 누나들과 함께하는 학생교류에 처음 참여하게 됐는데 일본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홈스테이에서 만난 일본 친구인 호시 누나와 소라 동생이 내년에는 꼭 우리 집에 놀러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상현 학생(동산고1)은 "디자인 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번 에듀볼런투어를 통해 일본이 지진 방재기술을 건축이나 가구디자인에 어떻게 접목하고 있는지 알게됐다"며 "앞으로 공공외교, 재일 민단, 통일 등의 주제에도 폭 넓게 관심을 갖고, 전공 분야에서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 한국산업용재협회 대전지회(지회장 이형주)가 후원하고 (주)리빙인터내셔널 여행사(대표 김욱태)가 주관했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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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민단 시즈오카본부 강재경 단장 등과 함께 한 청소년 통일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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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신문에 실린 아비투스재능봉사단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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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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