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주말인 지난 19일 대전과 충남 천안을 다녀간 모양이다.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에 출마한 입장에서 지지세 결집을 노리면서 아울러 자신의 출마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행보 정도로 규정될 수 있다. 당일 대전, 충남의 전략적 거점지에 와서 당원들 및 지지자들 만나는 기회에 전열을 정비하고 당 재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당권 도전을 앞두고는 있지만 안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본선 진출자였고 3위를 한 후보였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 짧은 정치 경력에 비해 그 정도 반열에 오른 것은 `대선 패배` 굴레가 완전히 벗겨진 상태는 아닐지언정 개인의 자산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그가 지역을 왔다 갔다면 그를 지지하든 안 하든 상응한 정치적 핵심 메시지가 여운으로 남아 있을 법도 한데, 그 부분에서 흐릿한 감이 없지 않고 결과적으로 주된 레퍼토리 메뉴에 큰 변화가 감지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개혁 구상 열거, 선거구제 개편, 세종시 행정수도 등에 대한 굵직한 언급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대체로 이 수준의 얘기를 하는 것은 누구라도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충청방문에 초점을 맞추고 한 뼘 정도 깊이 들어갔음을 증명하는 대안과 방향성 제시가 아쉽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고 그러다 보니 그의 말과 다짐에 대한 실행력을 담보하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유력 정치인이 지방을 돌 때면 그 권역에 내재된 정치적 수요·욕구를 풀어줄 최소한의 기대치에 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메시지 전달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랬으면 더 좋았을 터이나 그렇지 못했다는 쪽으로 보편 여론이 기울어 있기 때문에 안 전 대표의 충청 행보가 상대적으로 유의미한 인상을 못 남긴 측면을 부정할 수 없다 하겠다. 일례로 행정수도 개헌 문제의 경우 명료한 화법을 구사하지 못하고 원론적인 인식을 드러냄으로써 정치적 변별력을 띠지 못했다. 이제는 스스로 사고의 틀을 깨고 의표를 찌르는 과단성을 채워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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