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코끼리는 그날 운이 나빴던 것 같았다. 도망가려다가 흰곰에게 뒷발이 잡혀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 바다코끼리가 흰곰에 잡혀 버둥거리자 좀 전에 바위섬에서 바다코끼리와 싸워 그 녀석을 바닷물 속으로 밀어 넣었던 라이벌 바다코끼리가 흰곰과 싸우고 있는 물속으로 뛰어들어갔다.

어쩌려고 그러는 것일까. 설마 죽어가는 라이벌을 구하려고 흰곰과 싸울려는 것은 아니겠지. 그 강력한 적과 어떻게 싸우겠다는 것일까.

그런데 동료를 구하려고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어간 것은 그 바다코끼리뿐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두 마리의 바다코끼리들이 서로 암컷을 차지하려고 싸우는 것을 보고 있던 여러 마리의 바다코끼리들도 모두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어가고 있었다. 한 마리 두 마리가 아니라 모두 열 마리나 되는 바다코끼리들이 모두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가 흰곰에게 덤벼들었다. 그러자 흰곰이 당황했다. 바다코끼리가 약한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은 몸무게가 1t이나 되었으며 긴 송곳니가 있었다. 열 마리가 넘는 바다코끼리들이 덤벼들어 눌렀기 때문에 흰곰도 꼼짝을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흰곰은 그래도 간신히 바다코끼리들을 뿌리치고 도망갔다. 전신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흰곰은 그렇게 혼이 났으니 앞으로는 다시 바다코끼리 사냥을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었다.

브라운 교수는 그 바다코끼리들과 흰곰의 싸움을 보고 감탄했다. 바다코끼리들의 단결력이 놀라웠다. 바다코끼리는 자기와 암컷을 두고 다투는 라이벌을 구하려고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가 흰곰에게 덤벼들었다. 그리고 다른 바다코끼리들도 무리를 위해 바다 속에 뛰어들어가 무리의 일원을 공격하는 흰곰에게 덤벼들었다.

바다코끼리들을 무리를 위해 단결했으며 그 단결력은 강했다. 알래스카 바다의 왕자인 흰곰도 그 단결력에 의해 참패를 하여 도망갔다.

흰곰이 도망가 버리자 바다코끼리들을 모두 무리들이 머물고 있는 바위섬으로 올라갔고 바위섬에서 용감하게 흰곰과 싸워 이겼던 수컷들을 지켜보고있던 암컷들이 수컷들을 환영했다. 앞서 암컷들을 서로 차지하려고 라이벌 수컷들과 싸웠던 녀석도 환영을 받고 있었다.

바다코끼리들은 자기들끼리의 싸움은 중단하고 우선 외적부터 쫓아낸 것 같았다.

바다코끼리들은 그러고 난 뒤에 다시 자기들끼리 왕성한 생식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라이벌을 물리친 강한 수컷들은 계속 번갈아가면서 암컷들과 짝짓기를 하고 있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