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부 대형마트 판매 중단 환불 규정 제각각

`살충제 달걀 파동`이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17일 대전시 서구 도마 큰 시장 내 한 점포에서 달걀을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홈플러스를 제외하고 지난 16일 오후 부터 판매를 재개했다. 사진 = 주예지 기자
`살충제 달걀 파동`이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17일 대전시 서구 도마 큰 시장 내 한 점포에서 달걀을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홈플러스를 제외하고 지난 16일 오후 부터 판매를 재개했다. 사진 = 주예지 기자
"달걀, 먹어도 되는 건가요? 환불은요?"

`살충제 달걀 파동`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달걀 판매·환불 매장이 제각각인데다 지역 곳곳에서 여전히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불안감까지 고조되고 있다.

17일 오전 10시 대전시 서구 도마큰시장. 시장에서 육계·달걀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점 10곳 모두 달걀을 판매하고 있었다. 시장 내 중소마트 또한 할인안내문까지 내건 채 달걀을 판매중이었다.

육계달걀 상점을 20년 동안 운영했다는 상인 이모(64)씨는 "정부 발표에도 달걀이 필요한 사람들은 사가기 때문에 판매를 계속 하고 있는 중"이라며 "하지만 매출이 평소대비 80% 가까이 줄었고 닭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주부 정희영(51·여)씨는 "다음주에 당장 제사가 있는데 달걀 없이는 도저히 제사상을 차릴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달걀을 사러 나왔다"며 "마트 중 일부는 달걀을 판매하지 않는 곳도 있어 재래시장까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구 둔산동의 한 대형마트는 달걀을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살충제 달걀 파동의 영향으로 달걀판매코너는 썰렁함이 감돌고 있었다. 대형마트 3사 중 이마트, 롯데마트는 지난 16일 오후부터 판매를 재개했지만 홈플러스는 자체브랜드(PB)제품에서 비페트린이 초과검출돼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환불여부나 기준도 제각각인 탓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는 구매 영수증만 지참하면 전량 환불을 해주는 반면 다른 대형마트는 구매한 달걀 전량이 그대로 보관돼 있어야 하는 등 기준도 다른 상황이다. 전통시장은 이미 판매된 달걀이 충남·북에서 출하된 달걀로 모두 검증된 것이라며 환불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계란 유통만 47년을 했다는 김모(65)씨는 "대형마트는 전국에 있는 달걀이 유통되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반면 전통시장은 충남·북 지역에서만 나온 검증받은 달걀만 유통 중이고 시험성적서를 붙여 놓고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날 오전에는 대전 유성구 한 산란계 농장에서 출하한 계란 중 에톡사졸(Etoxazol)이 검출, 소비자들의 불안감까지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대형마트에서 만난 시민 김숙자(53·여)씨는 "엊그제는 달걀을 판매 안 한다고 했다가 이틀만에 다시 판매를 재개해서 찜찜함이 앞선다"며 "어제(16일) 천안에 이어 오늘은 대전까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이제는 공포감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김대욱 기자·주예지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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