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청년경찰
청년경찰
믿을 것이라곤 전공서적과 젊음뿐인 두 명의 경찰대학 학생이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 사건을 직접 수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청년경찰`은 혈기왕성한 청춘들의 뜨거운 열정과 거침없는 패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영화 `스물`에 이어 유쾌한 캐릭터로 돌아온 강하늘의 섬세한 연기는 영화 내내 웃음을 안긴다. 강하늘의 자연스런 대사 받아치기와 표정 연기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몸을 들썩이게 만든다. 박서준 역시 강하늘과 이물감 없는 연기를 펼치며 첫 주연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학교에서 잠시 외출을 나온 경찰대생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은 밤거리에서 우연히 납치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된다. 발빠르게 범인을 뒤쫓고, 신고도 하지만 복잡한 절차와 증거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게 된 이들이 마침내 학교에서 배운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직접 수사에 들어간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납치 범죄에서 피해자가 살해될 확률이 가장 높은 시간인 `크리티컬 아워`(Critical Hour)를 기준으로 두고 빠르게 움직이는 기준과 희열은 수사의 세 가지 방법, `현장, 물품, 피해자` 중심의 수사를 펼친다. 이들 나름대로의 사건 분석이 수사에 진전을 가져올 때 스토리에 대한 흥미는 배가되고, 정말 이들이 납치 사건의 전말을 밝힐 수 있을지에 대한 몰입도 역시 고조된다. 허나 모든 이론이 실전에 적용되지는 않는 법. 상상보다 훨씬 더 위험한 이들과 마주하게 되는 기준과 희열의 위기 상황은 때로는 웃음을 자아내며, 때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형성하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수사에 임하고 있는 기준과 희열이 아직 경찰이 아닌, `경찰대학의 학생`이라는 점을 계속해서 상기시키며 영화는 극적인 재미를 더한다. 이들은 수사에 임할 때 퇴학을 우려해야 하고, 범인을 제압할 장비도 없고, 결정적인 순간에 진짜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등 한계에 부딪힌다. 둘이 마주하게 되는 이러한 딜레마는 여타 수사극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것으로, 오랜 기간 다양하게 변주해온 경찰 영화 계보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잇고 있다.

이들이 왜 직접 수사를 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은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을 보여줘 공감을 사는 한편,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경찰 조직의 답답함을 십분 드러낸다.

그러나 영화는 후반부에 스토리를 몰아넣으면서 `보여주기`보다 `설명하기`가 되면서 힘을 잃는다. 혈기 하나로 사건에 뛰어드는 이들에게 `학생`이라는 점은 거대한 장벽이다. 경찰대 교수로 등장하는 성동일의 연기는 대사로 상황을 설명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럼에도 속도감 있는 전개와 통쾌함을 안기는 결말로 청년경찰은 나름 `킬링타임`용 영화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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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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