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에 시원하게 비가 내린 후 대기온도가 10℃ 이상 내려갔다. 괴롭던 열대야 더위에 비한다면, 체감 온도에서는 정말 큰 차이가 난다.

에어컨 없이 하루 24시간을 버틸 수 있게 되었다. 필자는 이때쯤 공기압을 체크한다. 물론 저압인지 체크하는 것이다. 대부분 여름철 뜨거운 날씨에 타이어가 저압이라니 웬말이냐고 반문하겠지만, 지난 일요일 저녁 출가한 딸네 집에 다녀올 때 일이다. 시집은 멀리 보내라는 옛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예전에 필자가 캐리커처 그리려고 방문했던 대전 서구 탄방동의 한 미술학원 부근이니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곳으로 보냈나보다.

필자 차량에는 공기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 네모난 손목시계 만한 장치가 시거잭에 달려 있다. 5월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기온 탓에 타이어 공기압을 보충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적정공기압인 33psi보다 10% 정도 높여 넣어둔 덕에, 3개월째 출근 시 체크할 때마다 36-37psi로 적당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딸네 집에서 운전하고 오는 길에 비가 심하게 내리는데, 핸들링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져 살펴보니, 31psi를 표시하고 있었다. 물론 이 정도면 심한 저압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적정 공기압보다 낮아져 있었다. 대기온도가 10℃ 내려갈 경우 공기압이 8% 이상 저하되기 때문에, 며칠 전 한낮에 비해 15도 정도 내려간 경우라면, 10% 이상 갑자기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조심스럽게 관리한다 해도 한 달에 2psi 이상은 자동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15% 정도까지 저압이 될 수 있다.

타이어 공기압이 15% 정도 낮아지는 경우, 요즘 출시되는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되어 있는 TPMS에서는 대부분 경고등을 띄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보통 20% 이상 공기압이 빠져야 경고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타이어의 안전성은 공기압이 10%라도 빠지면 일단 저하된다. 실험에 의하면 공기압이 30% 낮을 경우, 고속내구성능, 즉 자동차가 쉬지 않고 고속으로 달리면서 타이어가 터질 때까지의 시간이 24% 정도 빨라진다고 알려져 있다. 오늘부터는 타이어 공기압이 하루가 다르게 낮아질 수 있고, 타이어의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자주 점검하고 운행하기 바란다.

타이어공기압에 대한 질문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 적정공기압이 얼마냐고 묻는 것이다. 적정공기압의 정의가 25℃ 상온에서의 타이어압력이기 때문에, 여름철 한낮에 35℃에서는 얼마를 보충해 주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온도가 10℃ 상승하면서 공기압이 8% 정도 올라가기 때문에, 한낮에 공기압을 보충할 때는 10% 정도 올려서 넣어주는 것이 정답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영하 15℃는 25℃ 상온보다 40℃ 낮다. 결국 32% 정도 공기압이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겨울철에는 공기압을 20psi 내외로 낮춰서 넣는다는 것인가? 물론 눈이 많은 지역에서는 접지력 확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공기압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눈이 없이 추운 지역에서는 정답이 아니다. 그날 기온 중에서 가장 낮은 온도에서 33psi를 넣어주는 것이 옳은 방법인 것이다. 기온이 20℃ 미만으로 떨어지는 초가을과 5℃ 미만으로 낮아지는 초겨울에 다시 한 번 공기압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타이어 고무의 물성치까지 변하면서 많은 사고의 위험이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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