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의전당이 `빛깔있는 여름축제`를 비가 내리는데도 강행하려다 공연 직전 부랴부랴 취소하면서 공연장을 찾았던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6일 대전예당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간 오후 8시 대전예당 야외 원형극장에서 열리는 `빛깔있는 여름축제`는 클래식·재즈·현대무용·인디 음악 등 매일 다른 장르의 공연을 무료로 보는 여름철 대전예당의 대표적인 축제이다.

15일 오프닝 공연은 `영화 속 오케스트라`를 주제로 대전의 민간 오케스트라 안디무지크필하모니아아와 소프라노 조용미, 테너 민경환이 명화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과 뮤지컬 넘버를 연주할 예정이었다.

이날 오전부터 비가 계속 내렸지만 대전예당은 공연 리허설까지 하는 등 무대 점검을 지속했다. 취소 고지가 없자 40여 명의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그러나 공연 시작 불과 40분 전인 오후 7시 20분쯤 예당이 취소를 결정하면서 원형극장 전광판과 예당 홈페이지에 이를 긴급 공지했다.

노정미(45·대전 서구 둔산동) 씨는 "비가 계속 내리긴 했어도 혹시나 해서 갔는데 취소돼 아쉽다"며 "오케스트라 연주는 안 해도 영화 영상과 OST로 대체 공연을 할 줄 알았는데 그마저도 없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지난 주부터 이번 주 내내 비가 예고됐는데도 대전예당이 대체 공연 마련에 무성의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시민 박모 씨는 "오케스트라 공연은 악기 때문에 비를 맞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비가 내리는데 리허설까지 한 건 뭔가"라며 "가림막이나 대체 영상 등을 준비했더라면 비록 공연은 못 보더라도 문화예술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더 좋은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예당 관계자는 "비가 내리긴 했지만 중간에 해가 뜨기도 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결국 취소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클래식 공연 특성이 있어 부득이 취소했지만 나머지 공연은 비가 와도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해명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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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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