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내 친구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을 맞으면 들을 수 있는 노랫말이다.

어릴 적 이 동요를 부른 뒤 나이만큼 꽂힌 촛불을 끄면 비로소 케이크를 맛볼 수 있었다. 요즘은 생일이 아니어도 크리스마스나 결혼기념일 등 이벤트를 벌일 때 흔히 접할 수 있지만 과거 어린 시절 좀처럼 맛보기 어려웠다.

케이크가 아니더라도 동네 빵집에서 맛본 소보로와 크림빵 등의 기억은 아직도 새롭다.

어릴 적 중국집만큼이나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동네 빵집에 최근 비상이 걸렸다.

올 초 AI(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달걀 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힘에 겨웠던 제빵업계가 최근에는 살충제 파문에 따른 `달걀 대란`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 이어 국내산 달걀에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다.

동네 빵집에서부터 대형 프랜차이즈까지 제빵업계에 직격탄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일반 음식점의 경우 달걀이 포함된 음식을 내놓지 않으면 되지만 빵집의 경우 대다수의 빵에 달걀이 들어가는 형편이라 살충제 달걀 파문이 장기화될 경우 장사 자체를 중단해야 할 위기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살충제 논란에 따라 달걀의 출하를 전면 금지시킨 이후 대전의 한 동네빵집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지역의 한 빵집 매장 직원은 "정부 발표 이후 빵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손님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일부 손님의 경우 달걀이 포함되지 않은 빵을 찾는 등 살충제 달걀의 여파로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빵집 대표는 "우선 영업을 위해 사놓은 달걀을 사용하고 있지만 손님들이 빵 구매를 꺼리고 있어 막막하기만 하다"며 "정부의 추가 발표를 기다려야겠지만 현 상황이 지속되면 매장 존립 자치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빵집도 걱정이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주부 김모씨는 "앞으로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달걀을 사거나 달걀이 포함된 음식을 구입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생일 이벤트에 케이크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연출될 것 같은 분위기다.

나아가 올해 추석 상차림에 달걀이 포함된 음식이 빠진 이색 밥상을 맞을지도 모르겠다. 맹태훈 취재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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