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도대체 무슨 냄새인가요?"

기자가 충남취재본부 발령 이후 내포신도시에 처음 발을 내딛고 무심코 내뱉은 말이다. 퀴퀴하게 코를 찌르는 이 냄새는 내포신도시 인근 농가로부터 발생한다고 한다. 가축분뇨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가축의 배설물이 4일 정도 지나면 부패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상한(?) 냄새를 뛰어넘은 그야말로 악취(惡臭) 수준이다.

현재 내포신도시 반경 2㎞ 내 농가 25곳에서는 12만 4000여 마리의 가축을, 5㎞ 내에는 448곳의 농가에서 35만여 마리의 가축을 사육하고 있다.

지난 10일 고약한 악취가 내포신도시 일대를 뒤덮었다. 시민들은 "악취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다"라거나 "창문을 열고 살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축산악취로 인한 주민들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날 충남도에 접수된 악취 관련 민원만 42건에 달했다.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접수된 민원이 91건인데 절반이 이날 발생한 악취로 인한 민원인 셈이다.

도는 이날 악취 발생 원인을 조사한 결과 축사 냄새가 아닌 예산군 삽교읍 농경지 일대에 퇴비·액비를 뿌린 데 따른 냄새로 추정했다. 무더운 날씨도 한몫 했다.

올해 도와 홍성군은 내포신도시 축산악취 저감대책을 세우고, 사업비 27억 원을 들여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을 살펴보면 축사 환경개선, 가축분뇨 수거 비용 지원, 악취 저감제 지원, 수분 조절제 지원, 안개분무시설 설치, 바이오커튼 지원, 악취 개선반 편성·운영 등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단기 대책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악취의 근원인 축사를 이전·폐업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도는 내포신도시의 주거 밀집지역과 근접한 축사 3-4곳을 대상으로 이전 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외 축사 이전에 대해선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도는 관공서 직원, 아파트 입주민 등 220명을 상대로 내포신도시 축산악취 개선 정도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95%는 축산악취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46.9%는 지난해보다 `약간 개선`, 38.5%는 `비슷`하다고 답했지만 응답자의 5.2%는 축산악취가 `더 심각`해졌다는 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청이 자리 잡은 내포신도시가 출범 5년차를 맞았다. 충남의 행정중심복합도시인 내포신도시가 악취 도시로 전락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충남취재본부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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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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