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거창한 주제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는 장자의 나비 꿈과 같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지난 10여 년 동안 스마트폰의 발전적 격동기를 거치면서 인류의 삶도 또 하나의 산업혁명을 만나고 있다. 이제 인류는 쇼핑, 정보검색, 일정관리, 이메일, 블로그, 번역, 사무처리, 게임, 영화예매, 금융업무, 여행예약 등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을 스마트폰에 의지해 가고 있다. 이런 정보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네트워크 저 넘어 클라우드라는 공간에 기록되고 인공지능(AI)에 의하여 관리된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지능이라는 차별화된 무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이런 지능의 진화가 생물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기술적 진화와 결합되어가고 있다. 스마트폰의 기능들은 인간의 기억의 한계와 생각의 한계를 보강하는 또 하나의 뇌세포로서 동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스마트폰의 자료를 전달받는 인공지능은 인간이 제공하는 수많은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사고를 한다. 이쯤 되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세포에 이식되는 것인지 인간이 인공지능의 뇌세포에 이식되는 것인지 그 경계를 알 수 없는 장자의 나비 꿈으로 빠져들게 된다.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 글도 이 시점에는 이미 여러 개의 인공지능들이 운영하는 빅데이터의 한 부분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앞으로 인공지능의 사고에 활용될 것이다. 한편 필자 또한 이 글의 작성을 위해 자료 검색을 할 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았다. 누가 누구를 도와주고 있는 것인지 나비 꿈이 또 한번 떠오른다. 2000년 전 꾸었던 장자의 꿈은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진행형인 듯하다. 유채곤 대덕대학교 방공유도무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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