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들에게 각종 응시료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반기 채용을 앞둔 상황에서 지출되는 비용은 평소보다 더 늘어나고 있다.

최근 취업 포털 `사람인`이 취업준비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55명(51%)이 `취업 준비를 위한 한 달에 20만 원 이상을 쓴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수준으로 연간 240만 원 이상을 취업준비에 쓰는 꼴이다.

취업준비생들은 또 토익 등 어학시험 응시료(52.5%), 학원비(45.8%), 자격증 시험 응시료(44.5%), 면접 참석 등 교통비(41.1%) 등을 아까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의 한 국립대학교를 졸업한 최모(28) 씨는 2년째 취업준비중이다. 금융사 취업을 목표로 하는 최 씨는 연간 각종 응시료에 쏟아 붓는 돈만 수백만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금융사 취업의 당락을 가르는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는 1차 응시료만 130만 원, 2·3차도 각각 100만 원이 든다.

최씨는 CFA 1차 시험 응시료로 130만 원을 냈다. 또 토익과 토익 스피킹 등 원하는 점수가 나올 때까지 응시해야 하는 시험에도 수십만 원을 지출했다. 현행 토익 응시료는 4만 4500원, 토익 스피킹은 7만 7000원, 오픽도 7만 8100원이다.

최 씨는 "부모님에게 손 벌리기가 죄송해 주말 밤 시간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부모님은 공부에만 집중하라고 하지만 가정형편을 아는데 속 편하게 돈을 타 쓸 수만은 없다"며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지만 높은 응시료 탓에 부담이 크다. 1년 정도만 더 준비해보고 취업이 되지 않으면 다른 길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송사 PD 입사시험을 준비하는 김모(26·여) 씨도 인터넷 강의 비용과 각종 자격증 응시료가 큰 부담이다. 김 씨는 현재 인터넷 강의를 통해 한국사와 토익을 공부중인데 이에 드는 비용이 14만 5000원, 한국어능력시험과 한자능력검증시험을 위해 대략 10만 원, 토익에 40만 원이 넘는 돈을 지출했다. 취업준비생을 필수 자격증으로 알려진 컴퓨터활용능력은 응시료가 3만 7000원, 한국어능력시험 2만 7000원, 한자능력검정시험은 2만-4만 5000원이다.

김 씨는 "토익은 원하는 점수가 나올 때까지 시험을 봐야 해, 응시료 부담이 가장 크다. 20-30점만 더 올리면 그만 응시해도 될 것 같은데 그 점수를 올리기가 힘이 든다"며 "취업 준비를 계속 한 만큼 스펙이 남들보다 뒤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올 하반기에는 꼭 취업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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