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당권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후보간 단일화 등이 전대 판세를 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후보간 단일화뿐만 아니라 호남 민심이 누구를 향하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초반 판세를 결정 지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13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정동영, 천정배 의원이 후보 접수를 마감한 가운데 당초 당대표 출마보다는 최고위원 출마 가능성이 높았던 이언주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친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가 화합과 축제의 장, 혁신경쟁의 장이 되어야 하지만 이전투구의 장으로 국민들에게 비치면서 더욱 위기에 빠져 들고 있다"면서 "당의 창업자이고 대통령 후보였던 안 전 대표를 단순히 돕는 게 아니라 강력하게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이 의원의 출마로 인해 다자구도가 형성되면서 결선투표 없이 과반 득표 당선을 목표로 잡고 있는 안 전 대표측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후보가 많을 수록 기존 안 전 대표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4명의 후보가 당권에 도전하면서 표 분산 효과도 나타나 결선 투표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결선투표 직전 반안철수계 후보간 단일화 가능성이 이번 전대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이 의원의 출마가 안 전 대표의 지지층을 흡수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의원의 존재감이 당내 당원들에게 크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2명의 반안철수계 후보에 대응하기 위해 출마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당의 근간인 호남 민심이 전당대회 과정 초반에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도 이번 전대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투표권이 있는 당원 24만 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호남지역 당원이라는 점에서 호남 민심을 누가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호남 민심은 당권 경쟁의 승리는 물론 당내 입지를 좌우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차기 당 대표가 호남 민심을 얻지 못하게 될 경우 당을 이끄는 리더십에 상당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호남민심은 당권을 거머쥐는 승리공식인 동시에 향후 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각 후보들이 주장하고 있는 당 정체성과 지향점에 대해 당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안 전 대표는 극중주의를 내건 반면, 정 의원은 개혁야당을, 천 의원은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개혁을 주된 당 노선으로 설정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후보자간 TV토론을 5차례 진행할 예정이며 22일부터 이틀간 투표권을 갖고 있는 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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