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방역체계 개편을 위해 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추진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사업의 대전 유치가 불발됐다.

13일 충남대병원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을 위한 공모를 통해 호남권에 위치한 조선대병원을 최종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모 단계에서 지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던 충남대병원이 제외되면서 충청권역 내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도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충남대병원의 감염병 전문병 병원 지정 가능성이 높았던 이유는 관련 의료기관들의 참여율 저조 등에 있다. 중부와 영남, 호남 등 3개 권역에 위치한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공모에는 단 세 곳의 의료기관만 참여를 신청했다. 관련 부지 마련 및 운영에 대한 부담으로 풀이된다.

지역 내 위치한 대부분의 종합병원, 상급 종합병원 역시 공모 단계부터 `참여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사실상 충청권에서는 충남대병원만 이번 공모에 뛰어 들었다. 더욱이 2015년 9월-2016년 4월 실시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방안 연구가 충남대 교수의 주도로 이뤄진 만큼 충남대병원도 그 필요성에 대한 체감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충남대병원은 이번 공모 결과를 부지 선정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원(대전 중구 대사동)이 아닌 세종충남대병원(2019년 완공 예정)을 기준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부지를 본원으로 신청했으면 가능성이 더 높았겠지만, 현재 본원 내에는 여유 공간이 없다"며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을 세종충남대병원의 발전 모토로 삼으려 했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련 예산이 마련되면 또다시 공모를 진행할 것이고 그 때 신청할 병원은 우리 병원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때까지 관련 인프라를 갖추는 등 노력한다면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권역감염병 전문병원은 재난 수준의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한 시설이다. 지정 시 치명률과 전염력이 높은 고위험 신종감염병의 집단 발병에 대비한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

이번 공모에 최종 선정된 조선대병원은 앞으로 약 298억 원의 국고를 지원 받아 2020년까지 법정 시설기준 요건에 적합한 감염병 전문병동을 구축하고, 2021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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