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11시 7분쯤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인근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이용해 여성의 엉덩이를 촬영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7월 22일에는 대천해수욕장 공터에서 술에 취해 벤치에 누워 자고 있던 여성의 뒤로 다가가 양손으로 껴안은 뒤 볼에 입을 맞추는 등 강제추행한 남성이 검거됐다.

본격 휴가철을 맞아 피서지 몰래카메라(몰카) 등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 17일부터 9일까지 대천해수욕장 등 도내 8개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폭력, 성폭력(성범죄) 등 5대 범죄는 모두 39건이다.

이는 전년 대비 17% 감소한 수치이다.

폭력이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범죄 12건·절도 10건 등 순으로, 해마다 여름철이면 이 같은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는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도내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5대 범죄 47건 중 성범죄는 9건이었다. 올해와 비교하면 전체 범죄 건수는 감소한 반면 성범죄는 33%나 증가했다. 피해자는 모두 여성이다.

올해 폭염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며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이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젊은 층의 방문이 많다 보니 성범죄 발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경찰은 성범죄 전담팀을 구성해 몰카 점검, 상가 주변 도보 순찰 등 성범죄 예방을 위한 단속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해수욕장 지구대 내 여경을 한시적으로 발령, 근무하도록 했으며, 대천·무창포 해수욕장 공중 여성화장실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벨과 경찰서 연동시스템을 설치했다.

한편 충남도는 지난 8일 대천해수욕장에서 여성가족부, 보령시, 아동·여성 안전 지역연대, 보령경찰서 등과 함께 `성범죄 없는 안전한 해수욕장! 우리 함께 만들어요!` 캠페인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름철 충남도내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범죄는 예년보다 줄었지만 성범죄는 증가 추세를 보여 범죄 예방을 위해 중점 단속을 펴고 있다"며 "범죄 위험을 느낀다면 바로 주변에 알리거나 112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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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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