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가축 폐사가 잇따르며 충남·충북도 내 축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충남도와 충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충남지역의 가축 폐사 두수 추정 수치는 총 349건이 발생해 51만 4753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축종별로는 돼지가 106건에 720마리, 닭이 541건에 51만 4533마리, 오리는 2건에 500마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의 경우 닭 13만 4437마리, 돼지 280마리 등 총 13만 4717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해당 지역 모두 현재까지 소의 폐사 관련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시작된 만큼 폭염에 따른 가축폐사 역시 지난해보다 빠른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충남은 총 179건의 신고가 접수돼 49만마리의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지막 신고가 접수된 지난해 8월 29일까지 69만 4000여마리가 폐사했던 것을 감안할 경우,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달 중순부터 폐사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8월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 때가 많아 대기불안정,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 등으로 국지적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월 평균기온도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근까지 AI의 타격을 입은 가금류 농가는 이미 `초비상 사태`에 돌입한 상황이다.

가금류는 몸 전체가 깃털로 덮여있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려워 타 축종에 비해 폭염에 취약한 탓이다.

이 때문에 각 양계농가는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환풍과 급수 횟수를 늘리고, 축사 건물에 물을 뿌리거나 차광막을 설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금산군에서 닭을 키우는 농장주 정모(54)씨는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계속해서 축사에 물을 뿌리거나 환기를 시키고 있다"며 "폐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는 있지만, 더위가 한동안 지속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가축피해 예방을 위해 보다 철저한 사양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해가 가장 큰 가금류의 경우 단위면적당 사육 두수를 10-20% 정도 줄여 체열발산을 돕고, 충분한 물 공급과 사료섭취량 감소에 대비한 고품질 단백질원 합성아미노산 보충 등 영양소 결핍 예방이 필요하다.

한우·육우는 시원한 물을 충분히 공급하고 음수 급이기를 주기적으로 청소한다. 또 기온이 높은 한낮에는 소의 목에 찬물을 뿌려주는 것이 좋다.

이밖에 돼지는 신선하고 기호성 높은 사료공급과 에너지사료 첨가, 충분한 물 공급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무엇보다 밀사방지와 암·수 분리, 체중별 분리사육이 필요하다.

충남도 관계자는 "축사 환기를 자주 시키고 물 분무장치를 설치해 복사열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가축들에게 미네랄이 첨가된 깨끗한 물을 제공하면 좋다"고 강조했다. 김진로·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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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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