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당 정비에 몰두하는 가운데 이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의 혁신기구 출범을 두고선 당권을 강화시키고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공천권을 거머쥐려한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자유한국당이 추진 중인 사무처 구조조정에 대해선 자기사람 심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당사자들은 모두 부정하고 있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계속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 모두 혁신기구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당 재정비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정당발전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 정발위는 당의 재정비가 목적이지만 여기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대비한 당헌당규 보완 작업도 추진한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추미애 대표가 지방선거 공천룰을 변경해 당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특히 추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당헌당규를 수정하기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소문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추 대표는 현행 공천룰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추 대표의 각종 발언을 들어보면 내년 지방선거 출마에 생각이 있는 듯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당을 재정비한다는 명목하에 정발위를 발 빠르게 구성하고 당헌당규를 손질하겠다는 의도가 따로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당도 최근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당을 재정비하고 있다. 당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겠다며 혁신위를 띄웠지만 당 사무처 구조조정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의 혁신위는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과 대선 패배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을 재건하겠다는 목적이 강하다. 여기에 사무처를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잡고 구조조정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사무처가 지난 대선 패배 등의 책임을 지어야 하는 조직인지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이미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측근들을 당 사무처 계약직으로 채용하면서 자기 사람 심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야당이 됐기 때문에 사무처를 구조조정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원외 당 대표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당 사무처를 자신의 측근들로 채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혁신위의 사무처 구조조정이 얼마나 이뤄질지는 미지수지만 당내 불만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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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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