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전국제음악제 전야제 리뷰

지난 4일 대전엑스포 시민광장에서 제17회 대전국제음악제의 막이 올랐다. 대전실내악축제로 지역클래식 음악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립해 나가던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가 올 해 대전국제음악제의 이름을 내걸고 여는 첫 페스티벌이다.

페스티벌의 전야제를 실내 홀이 아닌 엑스포 시민광장 무빙쉘터에서 연 것은 다분히 시민들과 함께 축제의 정취를 가깝게 즐기기 위함이다. 한여름 폭염의 날씨에도 무빙쉘터 안에는 시민들이 상당수 모여들어 대전국제음악제의 전야제를 함께 보며 평소에 쉽게 접하지 못했던 클래식음악의 다양한 형태를 감상했다. 17일 동안 대전예술의전당과 대전 곳곳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음악제의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는 그 자체로 축제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였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내용을 살펴보면 앞으로 진지하게 풀어나가야 할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내재된 공연이기도 했다. 우선 새로운 음악감독으로 위촉된 지휘자 금난새의 노력이 축제분위기를 띄우려는 본인의 의도와 달리 다가와 아쉬움이 컸다. 전야제의 주도적 역할을 맡은 안디무지크 필하모니아와 한번도 맞춰보지 않았다는 즉흥적인 발언과 마치 해설이 있는 음악회인듯 설명하는 모습은 대전국제음악제의 절실한 위상확립과 축제의 서곡이 요구하는 강렬한 임팩트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더구나 팸플릿 레퍼토리 변경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전야제가 진행된 것은 대부분의 관객에게는 관심도 없는 사소한 문제일지 모르지만, 음악제의 공신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왜 대전실내악축제가 대전국제음악제로 명칭이 바뀌어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과거의 역사적 이야기와 더불어 전야제에서 충분히 이루어졌으면 지역대표축제의 취지가 더욱 빛을 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국제음악제의 서막을 엑스포 시민광장 무대에 올렸다는 것은 분명 클래식음악의 다가가기란 공감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있었다. 단지 습도에 민감한 악기가 받는 부정적인 영향과 음향적으로 균형감을 갖추기 어려웠다는 점은 신중히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평소처럼 연주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지휘자 이운복이 이끈 안디무지크 필하모니아와 연주자들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렇듯 제17회 대전국제음악제는 과거 대전실내악축제의 한계를 넘어 도약하고자 하는 지역축제의 의지를 담고있다. 전야제 역시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고자 하는 과정의 하나였다. 무엇을 어떻게 담아 보여주느냐에 따라 진정한 국제음악제로서의 이름값을 할 것이다. 오지희 음악평론가·백석문화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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