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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친구가 사준 떡볶이를 기억합니다

2017-08-08기사 편집 2017-08-08 16: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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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악수하고 사과해."

35년 전 초등학교 시절, 친구와 싸운 후 선생님이 한 말이다.

친구와 나는 서로 고개를 숙인 채 힘없이 악수를 하고 화해를 했지만 일주일 동안 우리는 대화는커녕 서로 눈빛조차 마주치치 않았다. 친구사이가 서먹해지자 같은 반 친구가 어묵과 계란이 들어간 품격 있는 떡볶이로 우리를 유혹하며 셋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학교 앞 분식을 팔던 문방구 구석에서 세 명의 어린이가 눈으론 만화책을 입속에는 달달한 떡볶이를 채우며 서로를 툭툭거리며 웃어댔다.

우리 관계를 회복시켜 준 것은 선생님의 권위적인 말이 아니라 바로 친구가 사준 떡볶이였다. 어린 시절 에피소드가 떠오른 이유는 위원회에 접수된 누수 분쟁사건이 해결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인천 계산동 A 아파트에서 옥상방수공사 중 누수관련 분쟁이 벌어졌다. 해당 세대는 발코니 천장 페인트가 일부 탈락됐고 입주민은 관리소에 보수공사를 요청했다. 관리소장은 방수 상태에 문제가 없고 공사 중에도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으므로 보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위원회 기술부문 조사관들은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실시하고자 현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사진 등의 자료가 없었고 육안 상 누수를 확인하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대신 조사관들은 방수 공사 방법, 인테리어 하자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페인트가 탈락할 수 있는 상황을 같이 고민했다. 입주민과 관리소장은 조사관들이 언급한 여러 가능성에 대해서 "그럴 수도 있지"라며 이해를 하기 시작했고 서로 양보할 수 있는 입장을 보였다. 얼마 후 입주민은 요구 사항을 처음 보다 줄였고 관리소장은 컨설팅 내용을 바탕으로 방수업체와 협의했다. 결국 보수공사에 상당하는 금액을 방수업체가 입주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조사관들이 어릴 적 친구가 사준 떡볶이처럼 분쟁해결의 매개체가 돼 준 사례다.

위원회에서는 공용부분 유지보수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갈등에 대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는 공권력을 행사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구가 아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다. 공동주택관련 분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면 위원회에 문을 두드려 보자. 정경윤 중앙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 전문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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