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기 목사

허윤기 목사가 대전 유성구 노은동의 한 카페에서 상설전시하고 있는 자신의 사진작품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 환히 웃고 있다. 강은선 기자
허윤기 목사가 대전 유성구 노은동의 한 카페에서 상설전시하고 있는 자신의 사진작품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 환히 웃고 있다. 강은선 기자
"대전 문화의 힘이 대전의 힘입니다. 대전 문화가 성장하는 결에 함께 한다는 게 제 동력이고 기쁨입니다."

대전 문화예술계에 사진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허윤기(41) 대전다운침례교회 목사는 사진을 찍을 때마다 스스로 더한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7년간 대전의 연극·무용 등 리허설 무대를 찍어 온 그는 지역 문화계의 기록자이면서 1호 관객이다.

그는 재능기부를 계기로 사진을 독학했다. 연극·무용은 매순간 배우의 표정이 달라지고 무대를 바라보는 각도 등에 따라 달라지는 연출에 사진작가들도 어려워하는 분야다.

허 목사는 "찍다 보니 경험이 쌓여 나름 노하우가 생겼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사진과 공연 공부를 하고 있더라"며 "배우의 표정 하나하나가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의 컷을 찍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진 재능기부 시작은 2010년 지인의 부탁으로 대전예술의전당 윈터페스티벌 공연을 찍으면서부터다. 윈터페스티벌은 아마추어들의 공연이었지만 그는 공연이 지니는 힘을 느꼈다.

"공연 수준은 전문예술인의 무대 못지 않았어요. 그들의 열정, 무대 소품 하나하나까지 기획되고 의도한 부분에서 볼거리는 물론 생각할 거리까지 안겨주었어요."

그의 윈터페스티벌 사진을 본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연락이 잇따르면서 재능기부는 본격화됐다. 그렇게 7년 동안 몇 장을 찍었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지난해에만 18만 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는 1년을 못 견딘다. 그는 7년 동안 카메라를 일곱 대나 바꿔야 했다.

지난해 그는 `대전 문화의 힘`이라는 사진전도 열었다. 추려낸 248장의 사진 가운데 100장의 사진을 다시 고르고,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 덕택에 연 전시회이다.

그는 재능기부의 지속가능성에 고민하고 있다. 여건이 어려울 때도 있지만 카메라에 담긴 대전 문화의 성장을 보며 그는 쉽게 놓지 못한다. 그는 "지난 7년 동안 찍은 사진을 보면 젊은 배우들의 성장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며 "그건 대전 문화의 성장이나 마찬가지로, 성장기에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의 문화계에서 이제 `허윤기`는 타인이 아닌 동지다. 그는 문화가 지니는 힘을 강조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처럼 문화는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남에게 행복을 줍니다. 높은 문화의 힘을 갖고 싶었던 백범의 말처럼 대전이 문화도시가 되는데 저도 힘이 되어주고 싶어요."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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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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