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날씨에 늙은이들이 시장을 찾아 갔는데 그 뭣이라 이름도 모르겠네. 국장인가 나와서 해명만 하고 시장은 코배기도 안 비쳐유. 시장이 나와서 한마디만 해도 이리 섭섭하지는 않아유. 우리를 X만도 취급을 안하니, 시장 자격 없는거 아닌가유."

광석 축협퇴비공장에 축분 반입을 저지하고 있는 한 어르신이 황명선 논산시장의 처신에 대한 분노에 찬 말이다.

요즘 논산은 집회로 해가 뜨고 해가 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주민들이 행정을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아우성 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지난 1일 오후 이마에 주름이 굵게 패인 노인들은 삼복더위에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시장 얘기 한 번 들어보려고 시장실 앞 복도에 드러누워 기다렸지만 끝내 시장은 만나보지 못한 채 무거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시장이 외부에 나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축북 퇴비공장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한 지도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째 접어들었다.

시의 주장대로 그들의 요구가 들어줄 수 없는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수록 논산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은 그들을 납득할 만한 논리로 설득해야 하는 것은 물론 대책 마련에 대한 책임도 있다.

시장이 집회현장을 찾아가서 "그동안 정말 악취 때문에 힘들게 살아오셨는데 조금만 더 참아주시면 악취가 없도록 대책을 세워보도록 노력하겠다"며 진정어린 자세를 취했다면 어느 할머니의 말처럼 그토록 섭섭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그냥 생긴 말이 아니다. 그 말에는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며 어떤 잘못도 용서할 수 있다는 철학이 담겨있다.

이제라도 시장, 국회의원, 도·시의원은 그동안 오만하지는 않았는지, 공복(公僕)으로써 제대로 할 일을 했는지 뒤돌아보고 시민들을 편안하게 살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성 있는 공손한 자세로 지역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이영민 지방부 논산계룡주재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영민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