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읽기

◇은유의 힘(장석주 지음)=매년 창작되는 수천 편의 시와 SNS에서 생성, 유통되는 아름다운 글들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달리 말하면 시는 낡은 의례와 방법론 속에 방임되면서 흔하고 진부해졌다. 시인이자 독서광, 문장노동자 장석주가 `시와 표현`에 연재했던 `권두시론` 24편을 다듬어 책으로 묶었다. 저자는 시가 생성되는 비밀의 핵심을 은유라고 보고, 그에 관한 사유와 영감으로 가득한 문장들을 풀어놓는다. 윌트 휘트먼, 김소월 등 대표 시인들의 시편을 고루 담아 만화경 같은 현대시의 세계를 포착했다. 또 프리드리히 니체, 사사키 아타루, 마르틴 하이데거 등 동서양을 막론한 사상계의 별들을 통해 시를 봄으로써 시와 철학은 왜 만날 수밖에 없는지를 역설한다. 다산책방·292쪽·1만3800원

◇웃는 남자-2017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황정은 외 지음)=`한국문학의 새로운 서사적 가능성을 도입한 역작`이라는 심사위원단의 격찬을 받은 황정은의 `웃는 남자`를 표제작으로 한 2017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출간됐다. 한국문학의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김유정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김유정 문학상은 지난 한해 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별하여 시상했다. 수상작 `웃는 남자`는 한국 사회에 침전된 소리들을 불러내 서사시적인 필체 속에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수상작 외에도 `전남친`, `전여친`이라는 세태를 통해 바라본 사랑에 관한 양면성과 본질을 표현한 윤고은의 `평범해진 처제` 등 주목할 만한 수작으로 채워졌다. 은행나무·268쪽·5500원

◇장수는 위험하다(박평문·이규승 지음)="아, 몸이 예전 같지 않다…." 바쁘게 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면 겁부터 난다. 불규칙한 생활, 떨어지는 체력, 운동부족. 이대로 나이를 먹다가 덜컥 병이라도 걸리면 어쩌나 싶다. 일에 치이고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나이듦은 현실적인 공포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1세인 반면, 병이나 부상 없이 건강하게 사는 기간인 건강수명은 73.2세에 불과하다. 의학의 발달로 수명은 늘어났는데, 자칫하면 길어진 수명을 질병과 통증으로 고생만 하면서 보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노화에 따라오는 건강 문제와 그 대응책을 다뤘다. 나이드는 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같은 나이라도 더 건강하고 힘차게 살기 위해 그 변화와 실천으로 독자를 인도한다. 시간여행·208쪽·1만3000원

◇크루즈여행 길라잡이(김종생 지음)=세계관광기구가 21세기 최고의 관광 상품으로 꼽은 크루즈여행은 2015년 기준 연간 크루즈 관광객이 2400만 명에 달하고, 매년 5% 이상의 성장세가 이어지지만, 아직 일반인의 크루즈여행에 대한 인식은 `비싸다`, `춤을 배워야 한다`는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서점가에는 여러 종류의 해외여행 안내서가 판매되고 있지만 크루즈여행에 대한 안내서는 현재 절판된 상태다. 이 책은 크루즈여행에 대한 ABC를 알려주고, 크루즈여행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길라잡이로서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나눔사·304쪽·1만7500원

◇페소아의 리스본(페르난두 페소아 지음·박소현 옮김)=20세기 유럽 문학을 대표하는 포르투갈의 국민 작가 페소아에게 리스본은 그저 한 도시가 아니라 포르투갈이라는 한 나라가 응축된 장소였다. 남아프리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동안 그에게 리스본은 한없이 그리워하며 이상화한,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고향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곳의 존재조차 모르는 무지한 외국인들과 부딪히며 그 존재를 널리 알려야 하는 곳이기도 했다. 페소아는 영원히 잡히지 않을 것만 같은 리스본의 `진짜 모습`을 평생 애타게 찾아다녔다. 이 짧은 가이드북에는 리스본에 대한 그런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과 `관광객이 꼭 보아야 할 것들`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뒤섞여 있다. 이 가이드를 읽은 독자들은 포르투갈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수도 리스본에 관해 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컬처그라퍼·176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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