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반역실록

돌이키고 거스른다.

반역(反逆)의 한자를 풀어 말하면 이렇다. 사전에서는 반역을 두고 `나라와 겨레를 배반함`이라고 해석한다.

500년 조선의 역사 속에서 나라와 겨레를 배반하면서까지 무언가를 위해 돌이키고 거스르려 한 인물들이 상당하다. 태조 이성계부터 고려라는 국가를 전복시키며 일어섰으니 조선의 역사가 반역으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왜 반역을 꾀했을까.

조선시대에 벌어진 12개 반역사건을 엮은 `조선반역실록`이 출간됐다.

저자인 박영규 씨는 책 말머리로 "역사는 늘 이긴 자 입장에서 서술된다. 때문에 반역자는 항상 악인으로 기술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서술의 행간을 자세히 살피고 숨어 있는 또 다른 진실을 찾아내면 반역의 그늘 속에 숨겨진 시대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고 기술했다.

책은 반역이라는 굴레에 덮인 사건과 사람을 조명했다.

역적으로 몰려 죽느니 군대를 이끌고 왕을 바꾸려했던 `이괄의 난`부터 국문도 없이 저잣거리에서 사지가 찢겨진 허균, 영문도 모른 채 역적이 된 심온 등 조선 전반에 걸쳐 일어난 반역의 뒷이야기가 담겼다.

새로움에 대한 갈망은 반역의 불씨가 된다.

권력에 대한 반기, 부조리에 대한 비판, 모사꾼들의 음해가 뭉쳐져 `난` 혹은 `역모`로 세간에 떠오른다. 그들은 왜 반역을 해야만 했고,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 조선의 역사서에는 정확히 나오지 않았다. 왕은 자신의 권위를 위협하는 존재를 알리고 싶지 않았다.

저자는 권력을 가진 이들이 숨기고자 했던 진실을 밝혀내려 했다. 왕은 자리를 지키려 처남부터 사돈, 형제, 조카, 충신까지 죽이고, 신하는 또 다른 신하를 역적으로 몰아 출세의 도구로 삼는다.

역적으로 내몰린 신하는 어쩔 수 없이 반역의 길로 들어서는 일이 반복되며 새 왕조를 개창하려는 이들까지 생기는 조선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조선반역실록은 돌이키고 거스르는 반역의 역사를 통해 독자가 새로운 시선으로 조선사를 바라보길 희망했다. 정재훈 기자

박영규 지음/김영사/332쪽/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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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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