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교정연구단 김진수 단장 연구팀이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OHSU) 미탈리포프 교수 연구팀 등과 함께 인간배아에서 비후성 심근증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교정하는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가위로 유전병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접에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연구팀에 따르면 비후성 심근증은 선천적으로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심장질환으로 5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데,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며 젊은 나이에 돌연사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대한법의학회지(광주·전남지역)는 지난 2007-2010년 심장질환 관련 사망자의 7%가 비후성 심근증에 의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IBS 김진수 단장 연구팀은 배아 실험에 사용할 유전자가위(크리스퍼 Cas9)를 제작해 제공하고, 실험 후 DNA 분석을 통해 유전자가위가 표적 이탈 효과 없이 제대로 작동했음을 확인했으며 인간배아에 유전자가위를 도입해 유전자를 교정하는 실험은 미국 OHSU 연구팀이 수행했다.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은 정교한 유전자 가위 제작기술과 우수한 유전자교정 정확도 분석기법을 보유하고 있어서, 미국 OHSU 연구진의 제안으로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교정의 성공률을 높였다는데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수정 후 유전자가위를 주입해서, 같은 배아에 유전자가 교정되지 않은 세포가 섞여 있는 모자이크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번 연구에서 정자와 유전자 가위를 동시에 난자에 주입해서 모자이크 현상을 극복함으로써 유전자 교정의 성공률을 높였다.

연구팀 관계자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효율을 높이고 안정성이 입증된다면 다양한 유전질환 관련 연구가 이뤄져 유전질환을 지닌 부모들이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38.138) 온라인에 3일 새벽 2시(한국시간) 공개됐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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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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