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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와인 감상] 와인 시음 적기

2017-08-02기사 편집 2017-08-02 15: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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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시음 적기에 마셔야 하고, 따라서 와인별 시음 적기를 잘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잘 익은 것이 판단되는 홍시와는 달리 와인은 겉모습을 봐서는 판단이 어렵고, 수박처럼 두드려보거나 1960-70년대에 삼각형 모양의 수박 조각을 만들어 빼내서 확인하듯 와인 일부를 추출해볼 수도 없습니다. 와인을 많이 마셔봐서 와인 생산지 내지 와이너리 정보를 잘 아시는 분들과는 달리, 와인을 접하기 시작하시는 분들에게도 와인 시음적기에 대한 적절한 판단기준을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와인은 평균적으로 1년 내외의 발효 기간을 거친 뒤 병입되어 시장에 출시됩니다. 와인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수명이 있어서, 막 출시된 와인은 맛이 거칠지만 시간에 따라 서서히 숙성되면서 맛이 좋아지다가 정점에 달한 뒤 보다 급격하게 노화됩니다. '와인 수명주기'라 칭할 수 있는 이 기간은 포도의 품종과 떼루아(terroir, 토양·기후·제조방식 포괄)에 따라 품질이 좋은 와인일수록 길어집니다. 와인 품질과 가격이 어느 정도 비례 관계에 있다고 가정하고, 와인수명주기 공식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와인 수명주기=2년(와인 출시 소요기간)+와인 가격대(만원 단위)×2년



예를 들어, 3만 원대 와인이면 이 와인의 수명주기는 8년(2년+3×2년), 5만 원대 와인은 12년입니다. 현재 2017년을 기준으로 하면, 3만 원대 와인은 와인 수명주기에 해당하는 2009년 전후의 와인들은 쇄락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보다는 2-3년 젊은 2011-2013년 와인들이 시음 적기, 5만 원대 와인은 와인 수명주기(2005년)보다 3-6년 젊은 2008-2011년 와인들이 시음 적기에 달했음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수명주기가 길수록 시음 적기도 길어집니다.

지난 두 번째 칼럼(와인과 홍시)에서 설명을 드렸듯이, 문제는 현재 판매되는 대부분의 와인들은 시음 적기 이전의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와인 매장에서 사서 당장 마실 시음 적기 와인을 찾기 어렵고, 좋은 와인일수록 구입 후 잘 보관해서 좀 더 숙성시킨 뒤에 마셔야 합니다. 가격대별 와인 구매 장소에 대한 조언을 드린다면, 비교적 저렴한 1만-2만 원대 와인 구입은 할인매장에서, 3만-5만 원대 와인은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그리고 매장 할인행사 때 구입하시길 추천합니다.

해마다 기후 변화가 심한 구대륙(유럽), 특히 프랑스의 경우 와인 라벨에 표기되는 빈티지(포도가 생산된 해)에 따라 품질 차이가 많이 납니다. 보르도 와인은 2000·2005·2009·2010년이 좋았던 빈티지이고, 2002·2007년이 안 좋았던 빈티지입니다. 조금 더 관심이 있으신 경우, 유명 와인평론가나 와인잡지의 빈티지 차트를 컬러 출력해서 갖고 다니시며 활용하셔도 좋겠습니다. 같은 상표(샤또)의 와인이라도 빈티지에 따라 시음 적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요즘 날씨에 시원하게 칠링해서 마실 2만-3만 원정도의 스파클링 와인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요청도 받았습니다. 프랑스의 크레망(Crement)은 깔베(Calvet) Crement de Bordeaux Brut와 알베르 비쇼(Albert Bichot) Crement de Bourgogne Brut Reserve, 이탈리아의 스푸만떼(Spumante)로는 빌라엠(Villa M) Moscato d'Asti와 라마르카(La Marca) Prosecco, 스페인의 까바(Cava) 프레시넷(Freixenet) Cordon Negro Brut, 미국의 도멘 쌩미셀(Sainte Michelle) Cuvee Brut, 남아공의 '버니니(Bernini, 맥주병 사이즈, 3000-4000원대) 등이 있습니다. 크레망과 까바는 예쁜 분홍빛의 로제도 매력적입니다. 신성식 ETRI 미래전략연구소 산업전략연구그룹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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