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샛별 '녹색 에코'展

녹색 에코2 Green Echo Oil on Canvas 123 x 180cm 2017-
녹색 에코2 Green Echo Oil on Canvas 123 x 180cm 2017-
현대 사회에서 녹색은 이상향의 이미지다. 우리는 이상향을 꿈꾸며 달려가지만 현실은 녹색이 아닌, 회색 혹은 검은색일 때가 부지기수이다.

녹색을 꿈꾸면서도 정작 우리에게 돌아오는 현실은 녹색이 아닐 것이라 본다. 그러면서 점차 이상과 현실은 극과 극처럼 멀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번 녹색을 꿈꾼다. 이 지독한 관성이 그리고 있는 진정한 욕망의 에코가 `녹색`이기를 바라는 전시회가 열린다.

대전 테미예술창작센터는 4기 입주작가인 이샛별의 개인전 `녹색 에코` 전을 오는 13일까지 창작센터 1층 아트라운지에서 연다.

`녹색 에코`(Green Echo)는 녹색에 대한 울림이다. 무언가를 출력해 내보낼 때 에코는 충분한 진폭과 명확한 지연 시간을 갖고 되돌아 오는 파이다. 에코는 그러면서도 누군가의 행위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비주체적 소리다. 그러나 에코는 무언가에 부딪히고 무언가를 추가해 되돌아오는 주체적인 소리이기도 하다.

이샛별 작가는 이상화된 사회와 개인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내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녹색으로 표현된 그림들이 소리로 나가지 못하고 억압당했던 욕망의 울림을 들려준다.

이샛별은 "녹색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상적인 것들은 힐링, 쉼, 자연 등인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며 "이 전시회는 관념, 즉 겉만 녹색이 아닌 우리가 행한 것이 우리에게 돌아올 때도 녹색이기를 바라는 점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에서는 드로잉 26점과 회화 20여 점, 영상미술 1점 등을 만날 수 있는데, 전시장은 하나의 화폭으로 구성돼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그는 "보통 회화는 한 점의 작품 하나하나가 완결성이지지만 이번 전시회는 그런 방식을 취하면서도 영상을 회화랑 배치하고, 동선 등을 재구성해 공간 하나를 디자인했다"며 "전시장이 하나의 화폭으로, 작품들은 서로 연관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샛별은 이번 녹색 에코의 주제에 대해 "가장 자연적인 색이라고 일컫는 녹색은 과거에 자연을 흉내 낸 색으로 불경하게 취급했지만 이 시대의 녹색은 이상화된 삶을 대변한다"며 "전시회는 우리에게 에코로 되돌아오는 녹색, 녹색 하울링을 만들어내는 텅 빈 사람들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춘다. 우리의 말과 행동과 생각은 고여 있는 것이 아니다. 에코를 갖고 있으며 나에게 되울릴 것이고 다시 나의 말과 행동과 생각을 변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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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에코3 Green Echo Oil on Canvas 123 x 180cm 2017
녹색 에코3 Green Echo Oil on Canvas 123 x 180cm 2017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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