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좋은책신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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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 전, 자료수집 등 사전공부 필수… 체험학습 후, 느낀점 등을 보고서로 작성

`백 번 듣는 것 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百聞不如一見)`는 말이 있다. 책으로 얻는 지식도 훌륭하지만 직접 보고 체험한 것이 더 기억에 오래 남기 마련이다. 체험학습은 배우는 학생에게 좋은 공부가 된다. 학년이 낮을 수록 교과서를 기반으로 한 체험이라면 금상첨화다. 교과서에 나오는 유적지나 역사적 사건, 자연환경을 직접 경험한다면 깊이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단, 지식이 되는 체험학습을 하려면 사전 준비와 보고서 작성이 중요하다. 요즘은 초등학교 3-4학년 사회 과목에서 체험보고서 쓰는 요령을 가르친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 사전준비와 사후 보고서를 써보면 `참교육`이 완성될 수 있다. 체험학습 보고서는 단편적인 경험들을 학생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좋은 과정이 된다. 자녀가 직접 작성하도록 돕고, 사진 자료를 통해 기억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하면 효과적이다. 체험학습을 위한 사전·사후 보고서 작성 요령을 알아봤다.

◇체험학습, 사전 준비가 `절반`

체험학습의 성공 여부는 어디까지나 학생의 호기심과 기대감에 달려 있다. 아이가 관심 없어하면 효과를 장담하기 힘들다. 때문에 체험학습의 시작은 사전 준비다. 사전 준비 단계부터 자녀의 관심을 끄는 것이 관건이다. 저학년일 수록 더 그렇다. 이럴 땐 자녀와 함께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준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녀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 흥미가 생긴다. 체험학습 장소를 함께 정하거나, 준비물은 같이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행동 역시 능동적으로 바뀐다. 스스로 떠나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줬기 때문에 체험학습에 저절로 동기부여가 생긴다. 최근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관련이 있거나 특별히 관심을 두는 분야가 있다면 쉽다. 일단 장소를 정하면 체험 주제도 함께 고민해 본다. 테마를 정하지 못하면 체험이 수박 겉핥기가 될 수 있다. 주제를 정할 때는 인터넷 검색이나 책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과학관을 방문할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일정과 프로그램을 사전에 확인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 유적지 탐방이라면 사회 과목에서 배운 범위 내에서 관련 유물 정보나 역사적 사건, 인물의 에피소드를 찾으면서 흥미와 관심을 높일 수 있다. 체험학습은 사전 준비만 제대로 해도 학습 효과는 절반이 달성되는 셈이다.

◇남는 것은 `메모`와 `사진`

사전 준비와 조사가 끝났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흔적 남기기`다. 아무리 사전 조사가 철저하고, 주제가 명확하더라도 짧은 체험학습 기간 동안 머릿속에 모든 지식과 정보를 담아내긴 힘들다. 자녀에게 체험 목적을 자주 상기시키고, `메모`와 `사진`을 통해 흔적을 남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저학년 학생일 수록 부모를 따라다니면서 단순 견학에 그칠 수 있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 체험현장에 도슨트가 상주해 있으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지만 가는 곳마다 이런 행운(?)을 얻기는 어렵다. 이럴 땐 연필과 종이가 도움이 된다. 자녀에게 많은 장소를 경험시키겠다는 욕심 만 버리면 꼼꼼하게 메모하는 시간을 줄 수 있다. 한 장소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미리 찾아 본 정보를 비교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 느낀 점, 궁금한 점 등을 메모하는 사이에 자녀의 지적 호기심이 커질 수 있다. 당연히 사후 보고서 작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체험학습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출발하기 전에 미리 궁금한 사항을 수첩에 적도록 한 뒤 체험학습을 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는 방식도 효과적이다. 입장권, 안내문 등 체험학습 장소와 관련된 인쇄물도 잊지 말고 챙기자. 사진 촬영이 가능한 곳이라면 중요한 전시물과 체험 장면은 반드시 촬영하고, 가급적이면 자녀에게 직접 카메라로 촬영하도록 하는 것도 좋다.

◇체험학습후 보고서 작성하기

체험학습의 꽃은 `사후 보고서`다. 눈치 빠른 학부모들은 이미 알겠지만 `2015 개정교육과정`은 체험학습에 따른 사후 보고서에 큰 의미를 둔다. 대학 입시가 정량적 평가(수능)에서 정성평가(수시 학생부전형)로 급변하는 과정에서 체험보고서는 현재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대입에서 변별력을 가르는 능력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저학년일수록 체험보고서를 쓰는 요령을 착실하게 익혀둘 필요가 있다. 일단, 초등 저학년이라면 비교적 간단한 일기 형식이 좋다. 육하원칙은 필수다. 날짜와 장소, 날씨, 준비물을 기재하고, 체험 목적, 주제, 내용을 붙여가는 식이다. 체험 내용을 기록할 때는 프로그램을 단순히 나열하기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체험을 중심으로 쓰는 것이 좋다. 느낀 점, 깨달은 점, 새롭게 알게 된 점, 궁금한 점, 앞으로 더 알고 싶은 점 등을 경험과 어우러지게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좋다.

또 체험학습 전후에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쓰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충남 부여의 정림사지 5층 석탑에서 탑돌이 체험을 하면서 백제인의 종교관과 세계관, 평소 자신이 생각했던 백제인의 일상 생활을 생각해 보는 식이다. 탑돌이 체험 전후에 달라진 생각이나 더 궁금한 것을 책을 찾아보거나 다른 나라의 사례와 비교·정리하는 것도 좋다.

이 때 체험활동에 대한 사진이나 입장권, 안내문 등의 자료를 곁들여 스크랩 형식으로 첨부하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첨부한 사진과 자료에 부연 설명을 하거나 미처 사진을 찍지 못했더라도 인상 깊었던 장면을 그림이나 표로 그려 넣는 것도 효과적이다.

좋은책신사고의 이경륜 초등콘텐츠본부 이사는 "사후보고서와 함께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자녀와 함께 체험학습 과정과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며 "별다른 형식은 없다. 자녀가 스스로 생각하고 대답할 수 있도록 `왜`라는 질문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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