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맛집의 거리 은행선화동

기차를 타고 대전역에서 내리면 처음 보이는 곳이 은행선화동이다.

대전역을 비롯해 과거 충남도청, 대전시청이 있던 이곳은 행정과 교통의 요충지답게 맛집이 즐비했다.

원도심이 된 지금도 그 역사는 이어져 은행선화동에는 식도락가의 발길을 붙잡는다.

대전역에서 빠져나와 젊음의 거리인 으능정이 문화의거리로 발을 디디면 수많은 상점가와 함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식당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

25년이 넘도록 한자리에서 경양식 돈까스를 고집하는 아저씨 돈까스부터 대전을 넘어 전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진 빵집인 성심당까지 맛 여행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성심당은 튀김소보로, 판타롱부추빵, 대전부르스, 보문산메아리를 비롯해 여름이면 포장빙수까지 갖가지 빵들이 전국에서 온 빵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으능정이 거리 반대편에 위치한 중식당인 봉봉원도 식도락가들이 빠지지 않고 찾는 식당이다.

수많은 해산물과 채소, 특제 겨자소스로 만든 양장피는 이 집의 인기메뉴 중 하나다.

선화동 방면으로 눈길을 돌리면 새로운 맛이 열린다.

대전시 3대 30년 맛집으로도 꼽힌 바 있는 `학선식당`은 김치찌개와 돼지고기두루치기로 정평이 나있다.

식당의 외관은 허름해도 건물과 함께 나이를 먹으며 쌓아온 음식들의 내공은 해를 묵을수록 깊이를 더해간다,

선화초등학교 인근에 자리한 한밭칼국수도 빠질 수 없다.

칼국수의 도시답게 곳곳에 칼국수를 전문으로하는 식당이 많다.

두부탕으로 유명한 한밭칼국수를 비롯해 광천식당, 밀두레, 청양칼국수 등 저마다 맛을 뽐내고 있다.

이 밖에 쌀밥이 맛있는 집 `고려회관`과 매운김치와 소머리국밥으로 승부하는 실비식당까지 선화동 곳곳에서 내공이 쌓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도시 곳곳에 보석 같은 맛집이 숨겨진 은행선화동은 대전시를 비롯해 충남도청이 이전함에 따라 쇄락의 길을 걷고 있다.

대전의 중심에서 `원도심`으로 밀려남에 따라 수없이 많았던 사람들의 왕래는 예전만 못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보다 몇 갑절 많던 식당도 상당수 빠져나가 몇몇 사람들의 추억 속에서만 맛을 반추할 수 있는 아쉬운 상황이다.

대전시는 선화동을 쇠퇴를 막고, 활력을 불어넣으려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해 2020년까지 도로와 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대전 중구도 도청이 빠져나가 공동화 현상이 벌어진 선화동 옛 충남도청 뒷길을 예술과 낭만의 거리로 탈바꿈하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민들은 이 두 개의 사업이 연착륙하게 되면 예전의 영광을 다시금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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