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환잔 증상·연령 따라 잠복기 달라

요즘과 같이 고온다습한 환경에선 각종 질병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그 중에서도 식중독은 집단으로 발생하고 출혈성 대장균이나 이질, 장티푸스 등에 의한 질환은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더욱 주의를 해야 할 질환이다. 먹는 것에 의해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통틀어 식중독이라고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식중독이란 `급성 위장관 증상 혹은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는 2명 혹은 그 이상의 환자에서 72시간 내 같은 음식에 노출된 경력이 있을 때`를 말한다.

주로 병원성 미생물이나 독성 화학물질이 함유된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섭취한 후 단시간 내에 발병하며, 구토, 오심, 복통, 설사 등 위장증후가 주 증상이다. 식중독은 크게 세균성 식중독, 자연물에 의한 식중독, 화학물질에 의한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으며 원인이 되는 물질의 종류와 감염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경과를 밟게 된다. 그러나 우리 몸에는 방어기전이 있어서 체내로 들어온 해로운 물질, 세균 등을 제거하거나 무력화시키는 작용이 있고 식중독과 관련돼서는 정상균집단(우리 몸에 정상적으로 살고있는 세균들로서 유산균, 대장균 등)과 위산, 그리고 장운동이 있다. 위산은 세균을 위내에서 제거시키는 역할을 하며, 장의 운동은 병원균의 배출을 용이하게 해 준다. 식중독의 원인물질이 일단 이러한 방어기전을 넘어서게 되면 식중독이 발병한다. 환자의 증상과 잠복기간은 원인을 추정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되지만 연령이나 기저질환의 유무, 질병의 중한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고 원인균의 확인은 배양검사를 통해서 하게 된다.

여름에 생기는 식중독은 대부분 세균성 식중독이다. 포도상구균 식중독은 가장 흔한 식중독의 하나로서 음식물 취급자의 손이나 코 속, 화농성 피부염 부위에 있던 세균이 비위생적인 과정으로 음식물에 오염된 후 그 음식물이 방치되면 균이 번식해 장 독소를 생성함으로써 발생한다. 원인이 되는 식품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은 크림, 샐러드, 육류(햄 등 가공식품) 등이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우유, 달걀, 닭고기, 육류 등에 의해 발생한다. 또한 살모넬라균을 가지고 있으나 증상이 없는 보균자가 전염시킬 수도 있으며 이러한 보균자가 질병이 근절되지 않고 퍼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균성 식중독은 대변과 음식물에서 균을 배양해 진단한다.

포도상구균 식중독은 먹은 후 대개 2시간 이내에 갑자기 구역질이 나고 구토를 하며 힘이 빠지고 설사를 한다. 열은 없는 경우가 많고 유아나 노인은 쇼크에 빠질 수도 있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균이 몸에 들어온 후 6-48시간에 나타나지만 약 2주가 걸리는 수도 있다. 구토, 구역질, 복통, 설사가 특징이고 대변은 미끈거리는 점액과 소량의 혈액이 섞여 있는 수도 있다. 대부분 38도에서 40도까지의 고열이 나며 대개 5일 이내에 회복되지만 때로는 2주간 지속되기도 한다.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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