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줄곧 대전에 살았다는 프랑스인 프레드(Fred·37)씨가 자신이 직접 만든 맥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김대욱 기자
2004년부터 줄곧 대전에 살았다는 프랑스인 프레드(Fred·37)씨가 자신이 직접 만든 맥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김대욱 기자
프랑스 국적 외국인이 대전을 위한 맥주를 만들었다. 단순히 대전이 좋아서다. 수제맥주공장까지 차렸다. 대전에 살고 있는 프레드(Fred·37)씨의 이야기다.

프레드는 "원래 맥주를 좋아해서 직접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국내 맥주제조공장에서 기술도 배우면서 독일, 벨기에, 미국, 캐나다까지 맥주맛을 보러 다녔죠. 취미가 직업이 된거죠"라고 말했다.

프레드는 2004년 대전에 첫 발을 디뎠다. 유학차 온 KAIST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현재의 한국인 아내도 만났다. 원래도 맥주를 좋아하는 그였지만 아내와 함께 펍(Pub)을 운영하면서 직접 맥주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단다. 왜 한국은 지역맥주가 없을까.

그는 "2007년부터 하우스맥주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내놓기 시작했어요. 제가 맥주를 좋아하고 대전도 좋아하는데, 한국은 지역맥주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나름대로 대전을 대표할 맥주를 직접 만들게 됐습니다. 그래서 대전(大田)의 이름을 따서 만든 맥주가 `빅필드(Big field )`에요"라며 짙은 색의 맥주를 꺼내 들었다.

프레드는 웬만한 대전시민 보다도 대전에 관심이 많다. 그는 대전의 지역을 설명하면서 지역마다 가진 특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의 남다른 대전사랑이다.

프레드는 "우선 대전은 시민들이 너무 친절해요. 어딜 가나 상냥하죠. 유성, 둔산은 연구원이나 화이트칼라 종사자들이 많고 동구나 중구 등 원도심은 대전의 옛모습을 구경할 수 있어요. 색다르죠. 대전에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프레드의 동료이자, 친구인 이재영(42)씨의 도움도 있었다. 처음엔 펍주인과 손님으로 만난 사이지만 둘의 `맥주사랑`은 이내 공동창업까지 이어졌다. 이씨는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다. 프레드와 이씨 모두 이공계열 출신으로 학업 중 배운 지식들이 맥주를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줬다. 수제맥주공장의 이름은 `더랜치브루잉(The Ranch Brewing)`. 오는 9월 2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프레드는 "2015년부터 공장설계를 시작했어요. 설계만 1년 반이 걸렸고 착공에서 완공까지는 9개월이 걸렸어요. 전문기술이 필요한 장치 외에는 모두 직접 만들었어요. 둘 다 만드는 걸 좋아하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공장의 캐치프레이즈가 `위 비어 대전(Oui Beer Daejeon)`이에요. 대전에서 먹는 대전 맥주, 근사하지 않나요?"라며 웃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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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줄곧 대전에 살았다는 프랑스인 프레드(Fred·37)씨가 자신이 직접 만든 맥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김대욱 기자
2004년부터 줄곧 대전에 살았다는 프랑스인 프레드(Fred·37)씨가 자신이 직접 만든 맥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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