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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령…40만 연합군 살아서 귀환하라 '덩케르크'

2017-07-27기사 편집 2017-07-27 16: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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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첨부사진1덩케르크
나치 독일군의 총탄을 피해 달아난 해변. 그곳엔 총을 내려놓은 채 하염없이 구조선 승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군인들이 줄지어 있다.

같은 부대가 아니면 뒤에 줄을 서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병사들은 독일 공군 급강하 폭격기가 떨어뜨린 폭탄에 앞에 서 있던 병사가 산화할 땐 아무렇지 않은 듯 무감각한 모습을 보인다. 살아 남았다는 것에, 그리고 살아야 한다는 신념에 그들은 빠르게 다시 줄을 선다. 전장에서의 생존이란 마치 그런 것이라는 듯.

대부분의 전쟁 영화는 전장 속으로 달려가는 치열한 전투신을 보여주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는 반대로 전선에서 철수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헥소 고지' 등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영화들과는 달리 덩케르크는 화면 속에서도 오로지 철수하는 과정만 따라간다. 그 안에서 그는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설명하지 않고 보여준다.

덩케르크는 하늘에서의 한 시간, 바다에서의 하루, 잔교에서의 일주일을 서로 다른 서술자를 통해 교차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전쟁 영화라기보다는 재난 영화에 가깝다. 살아 남을 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장면이 나오지만 이 영화의 반전은, 역사가 증명하듯 모두 사실이라는 점에서 몰입도를 높인다.

덩케르크의 실화인 '다이나모 작전'은 잔교에서 영국군의 철수를 돕기 위해 일반 시민들의 배를 작전에 투입시켜 성공한 작전이다. 그래서 영화의 장면 장면은 사실적으로 인지된다.

놀란 감독의 촬영은, 등장하는 전투기와 배가 많지 않지만 압도적 위엄을 보여준다. 특히 영국 공군의 스피트파이어 전투기가 바다를 가르는 장면은 마치 실제 비행기를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다.

자국군을 구하기 위해 차출된 한 요트의 하루는 허망한 죽음과 씻겨지지 않는 전쟁의 상흔, 전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자신의 친구의 아버지가 모는 배에 따라 타 전쟁 속으로 함께 하는 조지는 전쟁의 현장이 어떤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독일군의 어뢰에 격침당해 혼자 망망대해에 떠 있던 이름 모를 병사의 전쟁 트라우마 때문에 어이없이 죽는다.

조지의 죽음은 전장에서의 죽음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보여준다. 죽어야 하기 때문에 죽는 게 아닌, 죽음은 어디에나 있는 전장 속의 허무한 죽음을 보여준다. 전장에서는 살아남았지만 트라우마로 어떤 판단조차 할 수 없는 병사의 모습은 전쟁이 남긴 비극을 깨닫게 한다.

놀란 감독은 다이나모 작전을 영국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처칠 수상의 연설에서 영화의 모티브를 삼았다고 한다. 그러나 처칠 수상의 연설보다 더 눈에 박히는 장면은 영화 말미에 전장의 현장조차 보지 못하고 죽은 조지를 지역신문에서 전쟁의 영웅으로 다뤘다는 점이다. 이는 전쟁에 참여한 모든 젊은이들은 영웅이라는 놀란 감독의 시각이 담겨 있다. 덩케르크는 영국 출신인 놀란 감독의 애국 영화이지만, 작위적인 영웅 묘사나 민족적 자부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한스 짐머의 음악도 장면에 충실한 '뺄셈의 미학'으로 영화의 감동을 더 진하게 그린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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