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가 사상 최악의 물난리 속 외유성 유럽연수를 강행한 도의원들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일부 방문단은 파리에서 3시간 이상 떨어진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까지 이동하는 등 연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도의회는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 준비 중"이라며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에 급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19일 김양희(자유한국당) 도의회 의장은 "유럽 현지에 도착한 의원들과 어제(18일) 저녁부터 전화 통화를 해 지역의 분위기를 전한 뒤 모든 연수 일정을 취소하고 곧바로 귀국하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최병윤(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봉순(자윤한국당 제명) 의원 두 명은 공항에서 현지 연수일정에 합류하지 않은 채 20일 곧바로 귀국했다.

하지만 김학철(자유한국당 제명)의원과 박한범(자유한국당 제명) 의원은 앞서 동료 의원들이 귀국한지 사흘 후인 지난 23일 밤에야 귀국했다.

이들 두 명의 의원은 파리에서 대기하며 비행기표를 구하지 않고 카르카손과 마르세유로 이동, 일부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방문단이 일정을 소화했다는 단서는 김학철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의 위치 정보가 `프랑스 마르세유`로 뜨면서 드러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도의회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문제가 된 도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면서 도의회의 소극적인 자세가 자칫 도의회 전체에 대한 여론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관계자는 "물난리에 외유성 해외연수를 하고 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도의원들은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도 연대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논란이 되풀이되는 외유성 해외연수 개선책을 내놓고 문제 의원들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제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해외연수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은 지난 25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자유한국당은 앞서 지난 24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김학철(충주1)·박봉순(청주8)·박한범(음성1) 의원 등 3명의 제명을 확정했다. 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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