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C 청년작가 발굴展

DOOR-새소리(The song of a bird), 50.0x50.0, Oil on canvas, 2016. 임은정
DOOR-새소리(The song of a bird), 50.0x50.0, Oil on canvas, 2016. 임은정
화가와 관람자의 정서가 자리 잡는 사적인 소재지는 작품이다. 작가는 작품에 정서를 표현하고 작품은 관객에게 정서를 환기시킨다. 작품 속 공간은 곧 작가의 공간이자 관람자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화가의 개인적 의식일 수도 관람자의 관조적 감상일 수도 있는데, 이유는 모두 같은 사회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전 둔산동 갤러리C는 `청년작가 발굴 전`을 연다.

이번 청년작가 발굴전은 20대에서 40대까지의 젊은 작가로 서울과 경기도, 대전의 각 지역에서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작가에게 전시의 기회와 도약의 기반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2월 2일까지 갤러리C가 진행한 공모에 참여한 청년작가 가운데 상위 다섯 명을 선정, 초대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9일부터 8월 15일까지 열리며 이정인·임은정·박홍미 작가 단체전을 운영한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는 공모 1·2위 작가인 박민효·강병석의 초대전을 열었다.

박홍미의 작품은 사과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의 사과는 그 자신을 상징한다. 빨갛고 예쁜 사과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과일로 평범한 듯 보이지만, 역사 속 이야기들에도 여러 번 등장하듯이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담고 있다. 박홍미는 사과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과 다양한 존재들의 바라보기 △나 자신의 바라보기 △세상의 이야기 등을 작품으로 풀어나간다.

이정인은 `기억의 저장`을 작품 소재로 한다. 다양한 경로로 얻을 수 있는 기억은 생각·감정과 같은 개인적인 요소들과 만나면서, 실제 경험한 것보다 더 많은 잠재적 기억을 저장하게 된다. 이정인은 이러한 기억들을 회상할 수 있는 기회를 획득했을 때 이를 확장, 발전시키는 과정인 상상에 주목하여 이것이 발현되는 과정을 옮긴다. 특히 매일 비슷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익숙함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여행에서 얻은 기억의 이미지들은 작품 속에서 새로운 공간을 형성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임은정은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일상적 풍경을 내보인다. 이런 일상적 풍경은 어찌보면 △내키지 않지만 해야만 하는 상황 △사회적 규범과 감정의 절제 △불편한 현재 상황을 관망하며 희망과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그의 작품에는 그림자(그늘)가 드리워진 벽과 열린 문과 닫힌 문, 그 외에 의자, 넝쿨, 꽃, 창문 등 여러 가지 일상적인 요소가 묘사돼 있다. 일상적 공간의 선택적인 배치와 그림자의 연출에 의해 기쁨, 슬픔, 즐거움, 만족 등의 감정과 따스함, 서늘함, 시원함 등의 온도와 여유로움, 긴장감, 적막함 등의 시간의 흐름이 담겨 있다.

임은정 작품의 공간 속에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인물의 부재는 타자의 공간이 아니라,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의 공간으로 느끼게 하며 감정이입이 이루어지게 한다. 아무도 없는 공간은 적막함과 고요함을 느끼게 하며, 작품과 관람자 사이에 깊은 소통을 가능케 한다.

이주영 관장은 "이번 전시회가 한국의 현대미술을 책임져가고 있는 젊은 작가의 추상작과 구상작품을 모두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갤러리C에게는 청년작가를 발굴하고 기회를 주는 이번 전시회가 그 어느 초대전 못지않게 의미가 있는 전시회"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어진 풍경 4, 130.3x80.3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5. 이정인
주어진 풍경 4, 130.3x80.3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5. 이정인
바라보기, 65.1X45.5cm(15M), oil on canvas, 2016. 박홍미
바라보기, 65.1X45.5cm(15M), oil on canvas, 2016. 박홍미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