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은 물론 세계의 이목을 끌어온 보령머드축제가 올해 20회를 맞아 새로운 역사를 썼다. 중국과 스페인 축제에 머드원액을 무상 공급했고, 뉴질랜드에 최초로 머드파우더를 수출한다. 1차로 머드파우더 5t(한화 약 7500만 원) 수출과 함께 축제 노하우 전수 등을 협력하기로 하고, 올해 뉴질랜드 머드토피아 축제 결과에 따라 수출량을 늘려가기로 했다고 한다. 보령머드축제는 그동안 `대한민국 명예 대표축제`로 여러 차례 선정되면서 세계적 여름축제로 이름을 높혔다. 이제 머드파우더 수출을 계기로 지역축제의 한류(韓流) 가능성을 열었다. TV 드라마나 K-팝 등에 이어 한류의 첫 걸음을 뗀 것은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의미가 작지 않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행사와 축제는 2015년 기준 모두 1만 1865개에 달하지만 낭비적 요인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지역홍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기는 커녕 일회성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되면서 관광객 유치는 고사하고 주민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지방재정을 갉아먹는 행사나 축제로 전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정부가 무분별한 행사·축제에 대해 예산총액한도제를 도입하는 등 제동을 걸었지만 얼마나 개선됐는지 의구심이 든다. 낭비성 행사는 최대한 거르되 반드시 필요한 축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로 집중 육성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령머드축제가 성공의 길을 걸어온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고 하겠다. 길이 3.5km, 폭 200m 패각분 백사장의 대천해수욕장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 데다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이 아무래도 강점으로 작용했음 직하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과 차별화된 전략이 없었다면 오늘의 위상을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보령시는 20년의 결실을 바탕으로 2022년 머드엑스포 유치 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축제가 30일까지 계속되는 만큼 관광객의 세세한 요구까지 담아내는 운영 노력으로 국제적 대형이벤트 개최 잠재력과 경쟁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머드를 세계화하고, 명실상부한 한류로 만들자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