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리병에는 독들이 들어가 있었다. 한 병으로도 코끼리 열 마리를 죽일 수 있는 극약이었다.

마드리드양은 그 독약병을 호주머니 안에 넣고 모하메드 스님과 극비 회담을 했다.

마드리드양이 모하메드 스님과 회담을 하고 있을 때 관사의 마당에는 수십 명의 코끼리 사역사 가족들이 모여 울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흰 코끼리에게 살해되거나 불구가 된 코기리 사역사의 가족들이었으며 모하메드 스님에게 살해되거나 불구가 된 사역사에 대한 위로금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흰 코끼리에게 살해된 사역사는 도두 여섯 명이나 되었다.

흰두교에 의해 신으로 받들어 모시고 있는 흰 코끼리는 그렇게 많은 사역사와 그 포수들을 살해했으나 신으로 모시고 있기 때문에 처벌을 받지 않았다.

흰 코끼리에게 살해된 사람들 중에는 힌두교의 승려도 한사람 있었으나 모두들 쉬쉬하고 있었다.

모하메드 스님과 극비 회담을 하고 있는 마드리드양은 스님에게 살인한 코끼리는 죽여야 된다고 건의하고 있었다. 그 흰 코끼리는 정신병을 앓고 있으며 치료가 될 가망이 없으니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기 전에 그 녀석은 죽여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마드리드양은 감히 신으로 모시고 있는 흰 코끼리를 죽이자는 말은 못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으니 전담으로 모셔야 된다는 표현을 했으나 모하메드 스님은 그녀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하메드 스님은 영국에 있는 대학까지 졸업한 지식인이었으나 역시 힌두교의 속박에서는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마드리드양은 그러나 단념하지 않았다. 그 살인자는 꼭 죽여야만 했다.

그날 오후에 야생 코끼리 모자를 데리고 국립 코끼리 사육장에 나타나 마드리드양과 만난 가르토와 사역사 두목 핀사드 영감도 마드리드양의 의견에 찬성했다.

핀사드 영감은 인도의 코끼리 사역사들 사회에서는 사람을 죽인 코끼리는 죽여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다. 하긴 그런 규칙이 있어도 실제로 사람을 죽인 코끼리들이 모두 살해된 것은 아니었다. 인도에서는 코끼리는 벌목장에서 재목 운반들에 쓰여지고 있었으므로 코끼리 한 마리 값은 소 열 마리 값이었다. 그래서 실제로 사람을 죽인 코끼리가 있어도 코끼리 주인은 그 사실을 숨기고 코끼리를 살해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실이 발각되면 코끼리 사역사의 두목인 핀사드 영감은 그 코끼리주인에게 강요를 하여 기어이 살인 코끼리를 살해시키고 있었다. 코끼리는 존경받을 동물이기는 했으나 사람보다도 더 존경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핀사드 영감의 주장이었다.

하물며 사람을 열 명이나 살해했다는 그 흰 코끼리는 절대로 살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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