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구원 김재현 실장 연구팀 롤 전사 공정율 이용

기계연 나노응용역학연구실 연구진과 제작 현장. 사진=기계연구원 제공
기계연 나노응용역학연구실 연구진과 제작 현장. 사진=기계연구원 제공
"자유자재로 모양이 바뀌는 투명한 디스플레이, 고해상도를 자랑하지만 전력 소모량은 기존 OLED 디스플레이의 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생산 속도는 1만 배 빨라졌다…." 모두가 꿈꾸던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은 양산 가능 여부였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응용역학연구실 김재현 실장 연구팀은 롤 전사 공정을 이용해, 전력소모가 적으면서도 기계적인 신뢰성이 높고, 신축성을 갖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주로 쓰이는 LCD와 OLED 디스플레이보다 발광효율이 3배 뛰어나며, 생산 속도는 평균 1만 배 빨라졌다.

이번 기술의 핵심인 롤 전사 공정은 기계연구원이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 국내 최초 개발 및 기술 이전에 성공했다. 롤 전사 공정은 롤러에 잉크를 묻히듯이 디스플레이의 각 픽셀에 스위치 역할을 하는 TFT 소자를 롤 스탬프로 들어 올린 후, 원하는 기판에 TFT 소자를 올려놓는다. 다시 LED 소자를 들어올려 TFT 소자가 배치된 된 기판 위에 올려놓으면 두 소자가 결합된 구조의 능동 매트릭스형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가 완성된다.

기계연구원이 이번 기술 개발에 활용한 단결정 무기(Inorganic) 물질로 구성된 마이크로 LED는, 유기(Organic) 물질을 이용한 OLED보다 발광효율이 약 3배 높아 전력소모가 적고, 내구성이 매우 우수해 모바일 디스플레이나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에 적합하다. 또 기판에 대한 제약도 없어서 신축성 있고 투명한 고무 기판 위에도 전사할 수 있어 자유자재로 형태가 바뀌는 투명 디스플레이의 제작도 가능해졌다.

지난 2012년 연세대 안종현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롤 전사 공정을 이용해 TFT 소자 제작 기술을 개발했던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이번에는 TFT와 LED 소자를 순차적으로 전사하면서 서로 간의 정렬을 가능하게 하는 다중 전사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산업계의 니즈를 반영하여 금속 합금를 이용하여 마이크로 LED 소자를 기판에 전사하는 동시에 전기적인 접속을 구현하는 기계연구원 고유의 원천 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별도의 상호연결 공정 없이 전기적 접속이 가능해져 상용화 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제작 단계가 단축되면서 생산속도는 혁신적으로 빨라졌다. 기존 LED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 다이본더 장비는 초당 한 개에서 10개의 LED를 기판에 부착할 수 있지만, 롤 전사 기술을 이용한 전사 장비는 초당 1만여 개 이상의 LED를 전사할 수 있다. 다이본더 방식으로 풀HD급 200만 화소의 100인치 디지털 사이니지를 제작할 경우 30일 이상이 소요되지만, 롤 전사 공정을 이용하면 1시간 안에 제작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공정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또 롤 전사 기술을 활용하면 유연하거나 신축성이 있고, 매우 가벼운 디스플레이의 구현이 가능하다. 기존 다이본더 장비로는 다루기 어려운 크기 100마이크론 이하의 마이크로 LED 및 두께 10마이크론 이하의 박막 LED 소자의 전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계연구원 박천홍 원장은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의 발전과 함께 정보의 유통이 크게 증가할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빠른 디스플레이 △다양한 형태 변화가 가능한 소비자 적응형 신축성 디스플레이 △전력 소모가 적은 초고해상도 AR(증강현실)용 유연 투명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며 "기계연구원이 보유한 롤 전사 원천기술 기반 산학연과의 협력으로, 세계 고성능 유연소자 생산장비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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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연 나노응용역학연구실 연구진과 제작 현장. 사진=기계연구원 제공
기계연 나노응용역학연구실 연구진과 제작 현장. 사진=기계연구원 제공
롤 전사 공정을 이용하여 실리콘 TFT와 무기 LED를 정렬 중첩 전사하고, 이를 다시 신축성 기판 위에 전사하는 과정을 나타낸 모식도. 사진=기계연구원 제공
롤 전사 공정을 이용하여 실리콘 TFT와 무기 LED를 정렬 중첩 전사하고, 이를 다시 신축성 기판 위에 전사하는 과정을 나타낸 모식도. 사진=기계연구원 제공

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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