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전국대학박람회

-대전 대신고 백승룡 교사의 `나만의 브랜드가 있는 자소서 특강`

2018학년도 전국대학박람회에 마련된 각종 프로그램 중에는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을 쏙 뺀 강의가 있다. 백승룡 대신고등학교 교사(전 대전진로진학협의회 대표)가 진행한 `현직 고교 교사의 자기소개서 특강`이다. 3시간이 넘게 진행된 특강이었지만 서서라도 듣고 싶다는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몰리면서 그야 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PPT자료가 한 장씩 넘어갈 때 마다 단 한 줄도 놓치지 않겠다는 얼굴로 휴대폰 카메라의 버튼을 눌렀다. 이날 특강의 핵심은 `브랜드가 있는 나 만의 자소서 만들기`다.

백승룡 교사는 "최고의 자소서는 학교생활기록부를 근거로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 발전 가능성 등을 자신 만의 문체와 스토리로 풀어낸 것"이라며 "넘버 원(number one)이 아닌 온리 원(only one) 자소서가 수시 합격 가능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자소서, 나 만의 브랜드를 담아라

자기소개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 교사추천서, 학교소개 자료 등 대학에 제출하는 서류 가운데 유일하게 수험생의 주장이 담긴 문서다. 학생부에는 잘 드러내기 힘든 자신 만의 스토리와 과정이 담긴다. 당연히 전공적합성과 자기주도적 학업역량을 제대로 녹여내는 것이 자소서 작성의 핵심 기술이다. 사실 대학이 원하는 자소서는 따로 있다. 수험생 자신의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노력을 기울였는지, 지원대학 및 지원학과에 대한 적합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눈 여겨 본다. 때문에 나 만의 브랜드를 갖춘 자소서를 만들려면 고교 3년 동안 학교생활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하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한 과정이 기록돼야 한다. 또 그런 과정과 스토리를 자신 만의 용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온리 원` 자소서가 된다.

자소서를 쓸 때 명심할 것은 자신의 꿈과 관련된 큰 그림, 즉 `꿈 넘어 더 큰 꿈`을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사`의 꿈을 가졌다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교사가 되겠다는 식의 꿈 이상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을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독서, 교과세부 특기사항 등과 연관성을 갖게 하고, 고구마 줄기처럼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화·확장시켰는지를 써 낸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모든 과정은 자신 만의 고유한 노력의 성취물이어야 한다. `왜`라는 물음표는 필수다. `왜`라는 연결고리에 집중하다 보면 `수업시간에 왜 그런 질문을 하게됐고`, `왜 그런 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왜 그 책을 읽었는지` 등 반복되는 질문에 대한 좋은 대답이 되는 자소서의 소재가 된다. 큰 그림에 기반한 스토리를 만들고, 과정과 단계마다 왜 그런 활동(독서·동아리 등)을 했는지 설명이 되는 자소서가 좋은 자소서다.

◇자소서의 출발, `학생부의 구조화`

백승룡 교사는 "나 만의 브랜드 있는 자소서를 쓰기 위한 기본 바탕은 학생부"라고 강조했다. 좋은 자소서는 탄탄한 학생부를 기초로 학생 자신의 학업 역량과 스토리(브랜드)를 담고, 미래의 진로와 현재의 준비과정을 유기적으로 녹여 낸 것이라는 이야기다. 때문에 좋은 자소서를 쓰려면 학생부를 반복해서 읽으면서 카테고리 별로 나누는 구조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조화 작업은 고교 3년간의 학교 생활을 돌아보며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고, 결과 중심으로 나열된 학생부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소서 문항별로 학생부 활동을 정리하는 것이다. 학생부 활동 중 자소서 1번 문항인 학업에 관한 내용을 추려내고, 2번 문항(교내활동), 3번 문항(인성)에 대한 내용을 대분류하는 게 우선이다. 항목별로 간추리는 과정을 마치고, 조금씩 스토리를 입히면 점점 구체적인 자소서의 형태가 갖춰지게 된다.

1번 학업역량의 경우, 학생부 항목 가운데 수상경력/창의적체험활동/교과학습발달상황/독서활동상황/행동특성및종합의견(행특)에서 학업성취도와 학업태도, 지적호기심,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탐구능력 등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내면 된다. 2번 교내활동은 전공적합성 추출에 유리하다. 수상경력/자격증및 인증취득상황/진로희망사항/창체활동/교과학습발달상황/독서/행특 등이 속한다. 여기서도 적성과 소질,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전공관련 교과목 이수상황, 진로탐색노력, 전공관련 활동 경험 등을 찾아서 써 넣으면 좋다.

3번 인성관련 항목은 출결/수상경력/창체활동/행특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나눔과 배려의 실천, 팀워크와 협력, 리더십, 도덕성과 품성, 성실성, 대인관계와 의사소통 능력을 찾아내야 한다. `학생부를 통한 핵심역량 찾기 표`를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생부를 자소서 항목별로 구조화해 평가 항목별로 정리한 표다.<표 참조>

◇자소서로 핵심역량을 보여줘라

학생부에서 자소서 작성을 위한 항목별 구체적인 사례를 찾았다면 꿰는 일만 남았다. 이 때 중점을 둘 것은 대학의 인재상과 수험생 자신의 브랜드를 연계하는 방법이다. 자신이 해온 활동이 왜 의미가 있고, 대학에서 필요한지를 입증해야 한다. 활동에 대한 동기나 과정, 느낀 점, 목표 등이 구체적으로 표현돼야 한다. 1번 학업역량은 대학 진학 후 수업을 따라 갈 수 있는 수학능력과 창의적 인재로 발전할 가능성, 지원자의 학업에 대한 열정과 심화 정도를 드러내는 항목이다.

때문에 진로와 관련한 성취(성적, 성적의 향상, 수상실적 등)를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독서나 강연 수강, 신문 읽기, 다큐 시청 등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적호기심을 갖게 됐고, 교내탐구, 방과후, 자율동아리, 수행평가, 발표, 토론 등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업역량으로 키워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자기주도적 학습 경험사례, 나 만의 공부 노하우, 구체적인 학습계획과 실천사례 등이 좋은 소재다.

공통문항 2번은 고교 재학 기간 중 의미를 두고 노력한 교내 활동이다. 공동체의식, 리더십, 책임감 등 전공적합성과 경험의 다양성, 열정, 인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활동들을 단순히 나열하기보다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충실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 우선 대학별 주요 평가 반영요소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에서 선발하려는 인재상을 살피고, 맞춤형 활동 사항을 기술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1번 문항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활동이나 전공과 연계된 활동, 동아리 창설 및 활동, 봉사활동, 소논문작성 및 독서활동, 연구논문이나 과제연구 등 교내 수상 경력 등이 좋은 재료다. 각각의 활동에서 동기와 과정, 결과, 그로 인한 변화를 스토리로 엮어주면 더 의미있는 활동으로 비쳐질 수 있다.

3번문항은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등을 실천한 사례와 느낀 점 등으로 지원자의 인성역량을 확인하는 문항이다. 1번 문항의 호기심과 2번 문항의 `그래서, 무엇을`과 연결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타인에 대한 배려나 협력의 경험, 리더십, 나눔 등 공동체 의식과 인성, 품성, 사회성 등 대인관계역량을 어필하되 학과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에 집중하도록 한다. 또 스스로 얼마나 변화하고 성장했으며 미래 자신의 꿈이 완성되었을 때 사회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를 고민해 공부만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인성과 사회성을 두루 갖춘 인재임을 보여줘야 한다. 4번 항목은 대학 자율문항이다. 대부분 지원동기를 묻는데 전공과목에 대한 지원자의 열정을 눈 여겨 본다. 지원동기는 면접과 아주 밀접한 항목이다. 모집단위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과 전공적합성을 보여주는 역량과 최근까지의 스스로의 활동 이력을 담아내야 한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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