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장마가 지나가면 무더위가 한참동안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무더위 속에서 쾌적하게 생활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에어컨을 구매하고 있다. 요즘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1인용 에어컨도 출시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더운 여름, 이제는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에어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옛날 사람들 역시 무더운 여름을 이기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 왔다. 고대 로마인들은 집 안을 시원하게 하기 위해 찬 물이 순환되도록 벽에 수도관을 설치했고, 옛날 중국에서는 큰 바퀴를 사용해 연못 주변의 차가운 공기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오래 전부터 쾌적한 환경을 위해 노력하던 인류는 1820년 마이클 패러데이가 액화 암모니아를 기화시키는 과정에서 공기가 차갑게 변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 기술을 발전시켜 1902년 미국의 월리스 하빌랜드 캐리어가 최초의 상업적 에어컨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화란 액체가 열에너지를 흡수하여 기체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액체가 흡수하는 열을 기화열이라고 부른다. 액체가 주변으로부터 열을 흡수하여 기체로 상태변화하게 되면 주변은 열을 빼앗겨 온도가 낮아지는 것이다. 이 기화열을 통해 우리는 시원한 공기를 얻을 수 있다. 에어컨과 냉장고는 구조적으로 동일하다. 압축기로 압력을 크게 증가시켜 냉각제를 액체로 응축시킨 후 증발기에서 압력을 낮춰 다시 기체로 증발시킨다. 증발기에서 냉각제가 기체로 증발하면서 주위의 열에너지를 흡수하고 그로 인해 온도가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최초의 냉각제로 사용되던 암모니아, 염화메틸, 프로판 등은 독성과 가연성 때문에 냉각제의 누출이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1920년 인체에 안전한 프레온이 개발되면서 효율과 안정성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프레온 가스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체 냉각제 개발이 시급해졌다. 현재 에어컨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냉매는 R-22로 알려진 HCFC이지만 이 냉매 역시 오존층 파괴물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까지 생산 및 수입을 제한해 2030년에는 완전히 금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열은 고온에서 저온으로 움직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에어컨과 냉장고는 저온의 열을 빼앗아 고온의 지역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자연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어컨은 그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소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효율적으로 에어컨을 사용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필터를 자주 청소해 주는 것이 에어컨 동작에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월 1회 주기로 청소해주면 에어컨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온도를 낮게 지정하는 것보다 온도는 24-25℃로 고정하고 바람을 강하게 트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에어컨과 선풍기의 공기가 나오는 방향을 위쪽으로 올려주는 것이 전체적으로 빠르게 온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가장 쉽게 간과하고 넘어 가는 부분이 바로 실외기다. 실외기를 자주 청소해주고, 실외기의 온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게 그늘을 설치해주면 에어컨의 효율이 더 좋아진다고 하니 실외기도 꼼꼼히 신경 쓰도록 하자.

-전우람 명진교육 쌤학원 과학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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