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진흙탕물에 목욕을 하여 진흙이 말라붙으면 기생충들이 함께 떨어지기를 바랐으나 그 방법도 큰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코끼리들이 스스로 할 수 없는 그 기생충 제거를 핀사드 영감은 할 수 있었다.
핀사드 영감은 코끼리의 몸을 긁어주는 솔을 세 가지 갖고 있었다. 모두 자기 대장간에서 만든 솔들이었다. 코끼리의 등을 긁어주는 솔은 어른 손바닥 만한 크기였는데 바닥에 작은 갈고리 같은 철침들이 박혀 있었다. 그 솔은 코끼리의 등 피부의 주름 안에 붙어있는 기생충들을 긁어낼 수 있었다. 갈고리 같은 침이 기생충들을 찍어 떼어낼 수 있었다.
칫솔처럼 생긴 또 다른 솔은 코끼리의 귀 안이나 발가락 사이에 붙어 있는 기생충들을 제거할 수 있었다. 역시 날카로운 침들이 달려 있는 솔이었으므로 코끼리의 코가 닿을 수 있는 몸 구석구석을 긁어낼 수 있었다.
또 다른 솔은 거친 독초를 뭉쳐 만든 솔이었는데 그건 코끼리의 아랫배 등 부드러운 피부를 긁는 데 쓰여진다.
부드러운 피부를 부드럽게 긁지만 붙어 있는 기생충들은 모두 떨어졌다. 솔의 재료가 독초였으므로 기생충들이 다시 붙을 수 없었다.
등을 긁어주는 큰 솔에는 갈고리 같은 침이 붙어 있었으므로 긁힌 피부에는 피가 스며나올 수도 있었으나 코끼리들은 그 고통을 더 없이 시원스러워 했다.
핀사드 영감은 그날 코끼리 모자를 계류로 데리고 가 그 솔들로 몸을 긁어주었다. 가르토가 바가지로 물를 코끼리 몸에 뿌려주고 핀사드 영감이 솔들로 코끼리 몸들을 박박 긁어주었다.
코끼리들이 좋아했다. 특히 어미 코끼리는 자기 몸에 붙어 있던 그 지긋지긋한 기생충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고 계속 몸을 긁어달라고 했다. 핀사드 영감은 그 계류에서 몇 시간 동안 코끼리들의 목욕을 시켰으나 어미 코끼리는계류에서 나가려고 하지 않았다. 10년 묶은 때를 다 벗길 생각인 것 같았다.
그날 오후 핀사드 영감은 코끼리들의 목욕이 끝나자 산림 안에 있는 바나나 밭으로 갔다. 산림 안에는 여기저기에 바나나 밭이 있었으나 그 대부분은 인간들이 점유하고 있었으며 코끼리들은 그게 어디에 있는지를 잘 모르고 있었다.
핀사드 영감이 그곳에 갔을 때도 한 무리의 원주민들이 거기에 있었으나 코끼리들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도망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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