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 건강보험 적자가 2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기존 정부 전망보다 재정 악화가 더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인구구조 변화와 사회보험 장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20조 원에 가까운 건강보험 적자가 발생하는 시점은 2020년(19조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2020년 건강보험 수입은 보험료 65조 원과 국고 지원급 13조 원, 기타 수입 1조 원을 합쳐 총 79조 원이다. 반면 지출은 의료비 등 급여로만 97조 원이 발생하며, 기타 1조 원까지 더해 총 98조 원 수준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정부는 2016-2025년 8대 사회보험 중기재정추계를 통해 오는 2025년 건강보험 적자가 2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이보다 5년여 빨라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2020년 이후 건강보험 재정 악화가 가속화 된다는 점이다. 2030년에는 적자 108조 원, 2040년에는 적자 272조 원, 2050년에는 적자가 486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또 고령,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 등에게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정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2조 원의 흑자가 발생한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은 2020년부터 적자로 전환되는데 2025년 3조 원, 2030년 6조 원, 2040년 22조 원으로 적자 폭 또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인구 고령화로 인한 지출 증가는 물론 저출산에 따른 수입 감소 등 인구변화가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사회보험지출 중에서도 인구고령화와 밀접하게 연관된 건강보험 등 의료비 지출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회보험제도를 현행 그대로 유지해도 지출 규모는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보험제도를 위주로 한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의 특수성과 인구고령화, 사회보험제도 성숙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증가할 지출 수준에 대비한 부담 수준 등에 대한 논의 시 기초자료 제공을 위한 재정 평가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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