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식사·운동요법·약물치료 병행 효과

여름철,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살을 빼서 외모를 가꾸는 것도 좋지만 더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은 비만이 건강악화에 직결된다는 점이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유발하며 뇌졸중, 심근경색증, 암, 그리고 사망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살을 빼기 위해 배고픔을 무조건 참는 것보다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음식을 선택, 섭취함으로써 공복감을 줄이고 섭취하는 칼로리도 낮출 수 있다. 에너지 밀도란 동일한 무게나 부피의 음식에 포함돼 있는 칼로리의 양으로, 사람은 마음껏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이게 되면 에너지 밀도와 관계없이 동일한 양의 음식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음식일 수록 포만감이 크기 때문에 배고픔을 덜 느낄 수 있다. 음식의 에너지 밀도를 낮추기 위해 수분과 섬유소가 많고 지방이 적은 식품이 권장되며 채소, 과일, 전곡류, 해조류, 저지방 유제품, 살코기, 생선, 콩류 등이 이에 해당된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음식으로 대표적인 것은 지방을 많이 함유한 음식들이며, 음식에 지방이 많이 함유될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 음식의 맛이 좋아지고 포만감은 낮아져서 과식과 비만을 초래하게 된다. 술은 칼로리가 비교적 높은데다가 식욕 촉진효과가 크기 때문에 술을 곁들이면 평상시보다 함께 먹는 음식의 섭취량이 증가하게 되므로 살을 빼기 위해서는 꼭 금주가 필요하다. 탄수화물을 많이 함유한 빵, 과자, 떡, 면, 시리얼, 설탕, 흰쌀밥 등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지방 합성을 촉진해 당뇨병, 고중성지방혈증, 대사증후군을 악화시킨다.

반면 단백질은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에 지방을 제거한 닭가슴살이나 생선, 두부, 콩류 등의 단백질을 매 끼니마다 식단에 포함시키는 것이 식욕조절에 도움이 된다. 또한 식이 섬유가 풍부한 채소류, 해조류 등 음식의 씹는 시간을 늘릴 경우 위 팽창이 증가되고, 에너지 밀도를 낮춰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용식품 중 식이섬유 함량이 20% 이상인 식품으로는 검정콩, 노란콩, 참깨, 고사리, 곶감, 김, 마른 미역, 다시마, 고춧가루, 청국장 분말 등이 있다. 인스턴트 식품은 칼로리가 높고 식이섬유가 매우 적으므로 피해야 한다.

음식에 수분이 많이 포함돼 있으면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식후에 음식 섭취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삶거나 끓이는 조리법을 통해 음식의 수분함량을 높이고, 물을 많이 섭취하면 좋다. 그러나 물을 제외한 음료수는 동일한 칼로리의 고형음식에 비해 포만감을 유발하지 못해 과잉 칼로리 섭취 및 비만의 원인이 되므로 불필요한 음료의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 충분히 배고플 때만 식사 식사계획을 통해 적절한 식사량을 인식하고 정해진 식사량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만 치료에 있어서 운동의 효과는 에너지를 소비시켜 체중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체중을 유지시키는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꾸준하게 운동을 하게 되면 체중이 줄지 않더라도 복부지방이 감소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호전되기 때문에 복부비만이 있는 대사증후군 환자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 치료 효과가 있다. 운동은 주당 5일 이상, 유산소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식사량을 줄이면 근육량이 감소되기 쉽고, 근육량이 감소되면 기초대사량이 줄어 적게 먹어도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뀌기 쉽기 때문에 근력운동을 함께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처음 시작하는 운동은 낮은 강도, 장시간으로 구성해 칼로리 소비를 충분히 할 수 있으면서 피로나 상해 없이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식사요법, 운동요법을 함께 시도해도 체중감량이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에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지방분해억제제, 식욕억제제 등의 비만약물이 사용되고 있으며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비만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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