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김모(47)씨는 최근 아파트 재계약을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전세 가격이 2년 전에 견줘 40%나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둔산 크로바 30평형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2년 전 계약금액(2억 5000만원) 보다 현재 1억원이 올랐다"며 "자녀의 학교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는 이사를 하기 힘든 상황인데 인근 아파트 전세가격도 대부분 상승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종합자산관리서비스인 KB부동산을 살펴보면 지난 10일 기준 이 아파트 102.1㎡의 전세 시세는 3억 4525만원으로 나타났다.

인근 목련아파트의 경우도 92.7㎡ 기준 전세가격이 2억 6500만원으로 1년 전 2억 2000만원에 견줘 20.5% 상승했다.

이처럼 대전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이 서구를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대전 지역 아파트 전세 가격은 1㎡ 당 162만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6월 152만원보다 10만원이 올랐다.

단위를 평으로 환산하면 1년 새 1평당 33만원이 오른 셈이다. 예컨대 30평 아파트 기준 1년 만에 전세 가격이 1000만원 오른 것이다.

이에 따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77.1%로 1년전 74.1%에 견줘 3%포인트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구의 전세가율이 7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성구 78%, 중구 75.3%, 동구 75.2%, 대덕구 70.4% 등의 순이다.

특히 일부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대비 90%를 육박하는 전세가율을 보여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도 크다.

KB부동산 시세 기준, 서구 녹원아파트 76.1㎡ 아파트의 매매가는 2억 168만원으로 1억 7140만원의 전세가를 감안한 전세가율이 85%로 조사됐다.

인근 샘머리아파트 77.5㎡도 84%의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지역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줄어들지 않고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는 것은 서민 주거안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전셋값이 매매가에 근접할 경우 나중에 해당 집이 경매 등으로 넘어가면 전세금을 돌려받기 어려워 질 수 있는 일명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46·대전시 유성구)씨는 "부동산에 문의해보면 전세 물량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전세가격이 집값과 비슷해지며 서민들만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참에 대출 규모를 늘려 집장만을 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털어놨다.맹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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