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무송 지음 / 푸른길/ 200쪽/ 2만 원

60년을 지리학, 특히 카르스트 지형 연구에 매진한 구순이 넘은 저자는 극동 시베리아의 세 도시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이르쿠츠크와 바이칼호로 떠났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싣고 하바롭스크를 지나 승용차로 이루쿠츠크에서 바이칼호 최대의 호중도 올혼섬으로 이동하는 긴 여정이다. 풍부한 사진자료와 각 장의 끝부분에 툰드라, 타이가 등 빙하지형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 `tip`은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을 통해 `철의 장막`이 걷혔어도 여전히 미지의 땅인 시베리아 지역을 지리학적 관점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

3부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극동 시베리아의 세 도시를 다뤘다.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이르쿠츠크를 지형을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세 도시의 문화적·역사적 가치와 우리나라와의 관계도 놓치지 않았다. 2부와 3부에서는 바이칼호의 성인과 주변 지형을 다룬다. 베게너의 판구조론, 러시아 지구과학자 오브루체브의 학설에 의해 바이칼호와 빙하의 연관성을 설명한다.

이 여정에서 저자는 이들 지역에 빙하의 침식지형과 퇴적지형이 발달했음을 확인했다. 또 바이칼호 성인과 아시아지역 빙하지형에 대한 빙하학적으로 깊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 2만 년 전에는 육지 표면적의 약 30%가 빙하로 덮여있었다. 유럽 지역의 영국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알프스 산지 북쪽의 광대한 지역은 모두 `얼음의 땅`이었다. 유럽의 `뷔름 빙기`와 북아메리카 대륙의 `위스콘신 빙기`는 전 지구적 기후사변으로 아시아 지역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서지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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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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