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해외연수를 빙자한 10일 짜리 유럽 여행을 강행했던 충북도의원 4명이 지역민과 시민사회단체의 들끓는 비난 여론을 전해듣고 부랴부랴 귀국길에 올랐다고 한다. 13시간 여 비행 끝에 그제 새벽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을 것이고, 이제는 `공공의적`으로 지목돼 황망히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처지로 전락했다. 한번 더 숙의하고 주변의 충고를 경청했더라면 이런 상식 밖 소동을 빚지 않았을 터인데 엎지러진 물이다.

같은 지방의회 외유성 연수라도 용인될 수준이고 있고 `금도`를 벗어나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 기준에서 보면 이 4명의 유럽행은 사리분별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청주 일원 물난리는 22년만의 천재지변이고 그것도 창졸지간에 닥친 재해였다. 이런 현실을 목도하고도 도민 대의기관 구성원인 4명은 예정된 유럽연수를 떠나는 강심장을 보여주었다. 고통과 상실감에 빠져있는 피해주민들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 힘을 보태도 부족할 판에 자기들 `여행 복리`만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공인의식이 실종된 이기주의적 행태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귀국길에 오른 이들 4명을 기다리는 것은 우선 소속 정당 차원의 징계다. 4명 중 3명 당적은 한국당이고 나머지 1명은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도당 차원의 윤리심판원 회부를 밝혔으며 한국당 의원 3명에 대해서도 어제 청주 수해복구 지원활동을 편 홍준표 대표 입에서 징계가 시작될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다고 한다. 하나 주문하자면 두 당의 일 처리가 보여주기 선에서 그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징계 규정, 조건 따위를 경직되게 따지지 말고 특례를 만드는 수고를 해서라도 자업자득을 절감토록 징계 강도를 높이지 않으면 도민정서가 납득 못한다고 봐야 한다.

이 4명은 주어진 직분과 책무범위를 무단 일탈할 셈이며, 띠라서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배임`의 경계선에 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고위 공직자였으면 탄핵감이 됐을 수 있다. 게다가 1일차 유럽 일정을 실행한 이상 `기수(旣遂)`에 해당하며 지역구민 재난을 방관한 행태도 `착한 사마리안법`에 정서적으로 저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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