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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대전에서는 뭘 먹지요?"

2017-07-18 기사
편집 2017-07-18 17: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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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 방문하게 되는 지인들이 "대전은 음식이 뭐가 유명해요?"라고 물어올 때면 대략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글쎄 점심메뉴라면 칼국수 정도, 저녁메뉴라면 두부두루치기 정도…. 이것이다 저것이다 구체적인 제시를 못하고 꼭 뒤엣말을 흐리기 일쑤다. 그나마 맛집이라고 자부하는 정도의 메뉴들은 대전의 음식이라고 하기는 어딘가 모르게 차별화돼 있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대전의 대표음식을 묻는 외지인들에게 선 듯 대전 먹거리 소개에 자신감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얼마전 대전판 미슐랭가이드라고 자부하는 2016년판 '대전에서 뭘 먹지'를 통해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대전의 맛집 100선을 선정하는데 참여했다. "대전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 "대전에는 먹을 게 없다"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1년여에 걸쳐 대전의 먹거리와 맛집을 탐색하고 스토리텔링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대전의 맛과 서비스, 시설, 가격대비 만족도 등을 체크할 수 있었고, 더불어 기초적인 대전의 맛집 생태계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

대전은 대한민국의 중앙부에 있는 교통의 중심도시로서 전통적인 도시기반은 없지만 근대와 현대로 이어지는 도시문화와 산업구조를 형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에 따라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관계로 전국 팔도의 음식이 자연스럽게 정착했다고 해석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대전만의 고유의 음식보다는 전국 유명음식이 백화점처럼 모두 존재하면서 음식을 만드는 손맛에 따라 진화하고 발전돼 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으로 전국의 식자재를 쉽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다양한 음식이 존재하는데 한몫을 했으리라 판단한다.

이에 필자는 비록 대전만의 차별화된 음식을 언급하기는 쉽지 않으나 전국 팔도의 다양한 음식이 자기만의 색깔로 재 창조돼 존재하는 대전의 음식문화에서 대전이라는 도시가 음식관광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한다.

싱가포르 관광청은 'Where to stay', 'Where To eat', 'Where to see' 등으로 분류되는 관광정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관광객들은 'Where to eat'에서 음식관광에 대한 세부 정보를 얻고 있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지역 이름의 특성, 요리교실, 투어, 축제이벤트, 이국적 음식, 호텔음식, 다양한 음식정보 등으로 세분화해 이러한 다양한 음식관광자원을 한 곳에서 탐색하고 즐긴다는 것이다.

얼마전 일본 도쿄돔에서 개최된 2017 후루사토마쯔리(굳이 한국말로 해석하자면 '고향축제')를 방문한 필자는 일본의 고향음식이 모두 모여 경진대회는 물론 지역음식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것을 보고 이것이다 하고 무릎을 탁 쳤다. 대전에 대표음식이 없다면 전국의 대표음식들을 모두 모아 서로 맛에 대한 대회를 열고 평가하고, 지역음식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장을 펼쳐 보이자는 것이다.

따라서 대전의 이러한 음식문화를 고려해 대전만의 음식을 새롭게 개발하려는 차별화식(差別化食)의 신메뉴 개발보다는 전국 팔도의 음식을 조화롭게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하는 어중간식(於中間食)의 음식개발이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에 따른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대전의 맛집소개를 위한 스토리텔링 돼있는 대전음식관광가이드북 '어중간식'을 발행하고, 다양한 홍보루트를 통해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홍보마케팅을 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통해 대전에 오면 대전만의 손맛인 '어중간식'을 통해 전국 팔도의 음식을 원산지 가격으로 맛보고 평가할 수 있는 음식관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계절별 '어중간맛축제'를 개최해 전국팔도의 음식이 한자리에 모여 경연하고,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전국 팔도의 맛을 선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전이라는 도시를 음식관광의 메카로 만들고, 음식의 상품화를 통해 여행객을 유인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인을 비롯한 일반인들의 창작과 재능의 기부와 나눔의 여건을 조성해 문화예술 및 외식 분야의 소구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대전의 문화예술을 활용한 어중간(於中間) 음식 분야의 인프라 확대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어중간이라는 단어의 뜻은 이도 저도 아닌 것이 아니라 거의 중간쯤 되는 것이라는 뜻을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최근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의 소통 단절과 불통(不通)의 벽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실정으로 불신과 불안에 대한 장애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소통의 음식브랜드 '어중간식(於中間食)'이 우리나라 교통의 최중심지, 도시접근성 1위의 도시 대전에서 개발돼 국민들의 호응을 유도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김수경 우송정보대 호텔관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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