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여야 대표간 회동에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거듭 불참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제1야당 대표가 빠진 영수회담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여야간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또 다른 정쟁 요소로 작용할 조짐이다.

청와대는 17일 한국당 홍 대표가 전날 불참 의사와 함께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역제안한 것과 관련, 홍 대표의 참석여부와 관계 없이 예정대로 회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당대표를 초청해 논의하고 보고하고자 하는 건 해외순방 등 주로 외교안보 관련 사항이어서 대상이 당대표가 맞다"며 "홍 대표를 비롯해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새로 선출된 의미를 겸해서도 당대표들을 뵙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홍 대표가) 오실 것으로 기대하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만에 하나 불참한다 해도 나머지 대표들에 대한 예의는 저희가 지키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며 예정대로 회동 추진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회동 불참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날 오전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여의도 한국당 당사를 찾아 영수회담 참석을 재차 요청했지만, 홍 대표가 단호히 거절했다는 것.

강효상 대변인은 "(홍 대표가) 한 번 더 5당 대표 회동에 안 간다고 분명히 했다"며 "일주일 전부터 정무수석에게 연락이 왔는데 이것은 원내대표끼리 하는 게 맞다고 홍 대표가 말했다"고 전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홍 대표의 거절에 대해 "제1야당의 협치 거부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영수회담의 목적은 문재인 정부의 지난 외교 순방의 성과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열리는 것"이라며 "매 번 겉으로는 `외교·안보에는 여야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속으로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어느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국당과 보수적통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바른정당도 홍 대표에 대한 공격에 가세했다.

이혜훈 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과 G20 등 정상외교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초청했는데 유독 홍 대표만 불참을 고집하고 있다"며 "애들도 아니고 감정 풀이하고 토라져 있을 한가한 때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생을 논의하는 자리에 나와야 한다"며 "청와대도 이번 영수회담이 과거처럼 속빈강정에 끝나지 않고 내실 있는, 진전을 이루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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