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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차갑게, 피해자는 따뜻하게 보듬는 경찰

2017-07-17기사 편집 2017-07-17 17: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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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대전 둔산경찰서 피해자신변보호 봉사단이 범죄 피해자의 이사를 돕고있다. 사진=둔산서 피해자신병봉사단 제공
"경찰에게 가장 중요한 일 순위는 범인 검거고, 다음으로는 바로 피해자 보호입니다."

범인 검거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를 돕는 대전 둔산경찰서 장경국 경사(사진)는 따듯한 경찰관으로 소문 나 있다.

'경찰'하면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장 경사는 다소 생소한 피해자의 신체적, 정신적 안정을 돕는 일을 하는 피해자 전담 경찰관이다. 장 경사처럼 피해자 전담 경찰관은 전국적으로 250여 명에 달한다.

17일 둔산서에서 만난 장 경사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피해자가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면서 "사건 초기 일주일에서 한 달이 정신적 회복이 가능한 '골든타임'인데 사회복지제도가 아무리 잘 돼있어도 피해자를 가장 잘 아는 기관은 경찰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병원이나 상담소보다 경찰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장 경사는 강조했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경찰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그의 봉사는 시작됐다. 장 경사는 "범인 검거도 중요하지만 피해자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경찰의 역할"이라고 힘줘 말했다.

'피해자에게 두 번 눈물 흘리게 하지말자' 그의 사무실에 크게 걸려있는 글귀다.

지난 2015년 여름부터 6명의 경찰 동료들과 봉사동아리를 만들었다. 그 때부터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밤낮 없이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소중한 휴식시간인 점심시간마다 피해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피해자를 관리하는 것은 복지관이나 병원의 일인 것만 같지만 경찰이 챙긴다니 생소하기만 했다.

가해자가 집을 찾아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피해자들을 위해 동아리 회원들은 이사비용을 지원하고 이삿짐을 직접 옮겨주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경제적 지원보다 정신적 도움에 더 큰 감동을 받는다. 정신적으로 약해져 있는 피해자에게는 낯선 사람의 도움보다 경찰들이 직접 도와주는 것이 힘이 되기 때문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닌데 왜 일을 만들어서 고생하냐는 질문도 많이 듣는다고 한다. 한 번은 피해자를 도와주려고 전화를 했더니 경찰이 왜 이렇게까지 도와주냐며 보이스피싱 의심까지 받은 적도 있다. 그렇게 쉬는 시간을 쪼개 조금만 돕자는 생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3년이 훌쩍 지나갔다.

긴 시간 한결같이 이어온 봉사활동의 소회를 묻자 장 경사는 "피해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닌 내 가족, 이웃이고 경찰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서 피해정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보통의 경찰업무는 검거처럼 차가운 업무다. 이 업무는 따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수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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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장경국 둔산경찰서 경사(오른쪽)가 경찰동료와 피해자의 이사를 돕고있다. 사진=둔산서 피해자신병봉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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