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에도 이웃을 위한 봉사 활동을 펼쳐왔던 70대 할머니가 폭염 속 폐지를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다 도로에 쓰러져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6일 청주 상당경찰서와 청주시에 따르면 14일 오후 12시 40분쯤 상당구 석교동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A(75)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119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씨는 한 달 20만원 가량의 노인 기초연금 받는 넉넉지 못한 형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들은 "A씨는 매일 아침 동네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면서 "손자 용돈도 줄 겸 소일거리 삼아 헌책이나 폐지를 모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A씨가 무더위로 인해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청주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었고 낮 최고기온은 34.2까지 올랐다.

경찰 관계자는 "기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야외 활동을 하다가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무더운 날씨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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